그리스, 고강도 개혁안 제출... 채권단 선택은?

3차 구제금융 위한 개혁안 제출... 채권단 요구보다 강력

등록 2015.07.10 11:29수정 2015.07.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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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위한 강도 높은 개혁안을 내놓았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국제 채권단의 요구 시한인 9일 자정(현지시각)을 불과 2시간 앞두고 개혁안과 535억 유로(약 67조 원)의 추가 구제금융 요청을 공식 제출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도 그리스의 개혁안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리스는 채권단이 요구한 조건보다 훨씬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출했다. 국가재정이 바닥나고 금융파탄 위기에 놓인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겠다는 절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 요구보다 강력한 개혁... 치프라스의 결단?

그리스의 개혁안은 앞으로 2년간 120억 유로(약 15조 원)에 달하는 세수 증대와 재정지출 삭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앞서 그리스와 채권단이 합의한 79억 유로보다 40억 유로나 많은 규모다.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은 채권단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우선 곧 바닥나는 연금 체계를 개혁하기 위해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0.25∼0.5%, 내년 GDP의 1%에 해당하는 절감을 위해 단계적으로 연금 지급을 줄이기로 했다.

사회연대보조제도에 의해 저소득층이나 노령자에게 지급하던 추가 연금을 오는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소득 상위 20%에 대한 추가 연금은 내년 3월부터 즉시 폐지하기로 했다.


세수 증대 방안으로는 2016년까지 섬 지역과 해운회사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인하를 폐지하고, 음식점에 대한 부가세율도 23%로 단일화해 사실상 인상하는 등 부가세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또한 법인세를 26%에서 28%로 올리고 올해 1억 유로, 내년 2억 유로의 국방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이 밖에도 그리스의 고질적 병폐인 비리와 탈세를 막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유로존 정상회담서 구제금융 최종 결정

채권단과 대립각을 세우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예상보다 강력한 개혁으로 결단을 내리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긴축 규모는 그리스 유권자들이 국민투표로 거부했던 채권단 요구보다 훨씬 크다"며 "시중 은행 영업이 중단되며 사실상 경제가 마비된 그리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집하고 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이 보고서를 통해 채무 재조정의 필요성 강조하고 있는 데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밖 국제사회도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채무 탕감을 촉구하며 독일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10일 정부가 채권단에 제출한 개혁안 승인 여부를 표결에 부친다. 그리스 의회가 개혁안을 승인하면 12일 유로존 정상회의가 열려 그리스 구제금융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다만 그리스 연립정부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가 추가 긴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그리스의 개혁안 제출에 따른 기대감에 유럽,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증시도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그리스 #구제금융 #그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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