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오바마 북극해 시추 승인, 정신 나갔다"

'환경운동가' 고어 전 부통령, 북극해 시추 강력 비판

등록 2015.07.17 08:07수정 2015.07.1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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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 고어 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가디언> 인터뷰 갈무리.
앨 고어 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가디언> 인터뷰 갈무리.가디언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북극해 시추 승인을 '정신 나간 일(insane)'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 인터뷰에서 "북극해 시추는 정말 정신 나간 일"이라며 "세계 각국이 북극해 시추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업적은 정말 좋다고 본다"라면서도 "하지만 나로서는 바꾸고 싶은 것들도 있다, 특히 북극해 시추는 정신 나간 일"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다국적 에너지 기업 로열 더치 셸의 북극해 시추 승인을 꼬집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승인을 받은 로열 더치 셸은 알래스카 북서쪽 추크치해 등지의 최대 여섯 곳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환경보호단체들의 강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북극해 시추는 실수, 반드시 금지돼야"

북극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견된 석유와 천연가스의 20%에 달하는 에너지가 매장된 '마지막 개척지'로 불린다. 그러나 환경보호단체들은 무리한 에너지 시추가 북극의 자연을 망칠 것이라며 반대한다.

고어 전 부통령은 2010년 미국 루이지애나 남부 해상에서 석유 시추 시설 '딥 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해 원유가 대량 유출되고 해양 생태계가 파괴된 사건을 거론하며 "충분한 경고였다"며 "북극해 시추는 실수이며, 반드시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오바마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은) 매우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칭찬하면서도 "그러나 북극해 시추나 막대한 공유지 석탄 채취 승인 등은 하지 않았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을 묻자 "내가 후보를 추천하거나,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라면서 답변을 피했다.


미국 연방 하원·상원의원을 거쳐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역임한 고어는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에게 패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대학 시절부터 관심이 많았던 환경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6년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에 출연하고 다수의 환경 관련 저서를 내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앨 고어 #버락 오바마 #북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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