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의 원천리 자전거도로 위에서 바라다 본 북한강.
성낙선
한낮의 기온이 연일 3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 몸으로 느끼는 온도는 그 이상이다. 햇볕이 내리쬐는 거리를 걷다 보면,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 때문에 온몸이 화끈거릴 정도다. 엔진이 뜨겁게 달아오른 차들이 길게 늘어선 도로 곁을 지날 때는 아예 숨조차 쉬기 어렵다. 찜통이 따로 없다.
이런 날엔 그늘이 없는 길을 걸어 다니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그래서 요즘 새삼스럽게 길가에 서 있는 가로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있다. 어디 손바닥만 한 그늘이라도 보이면, 그 밑에 들어서려고 애쓴다. 그나마 가로수 곁에 서 있으면 조금은 살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은 폭염으로 시작해 폭염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어떻게 된 게 선선한 날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바람이 부는 날도 드물다. 장마철인데도 더위가 가셨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는다. 비가 내릴 때만 잠깐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가 비가 그치기라도 하면, 머리 위로 다시 폭염이 쏟아진다. 더위를 피할 방법이 없다.
때맞춰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어디 가서 시원한 바닷바람이라도 쐬고 들어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맑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갔으면 하는 생각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진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그저 조용한 시간을 보내다 오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럴 때는 어디 가서 사방이 확 트인 풍경을 바라다보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다 시원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물 건너 너무 멀리 갈 생각은 하지 말고.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좀 더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강원도 산골마을을 찾아가는 것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