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없는 청년, 정치와 결별하는 이유

[청년, 정치와 썸타다⑤] '우리 당 찍어주는 게' 청년의 정치 참여?

등록 2015.07.23 10:42수정 2015.07.2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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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년들은 많이 존재한다. 각 정당 내부의 청년위원회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집합이다.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해 앞장서서 시위나 의견 표명에 나서는 것도 청년 단체들을 대표로 하는 많은 청년이다.

그러나 청년 세대 내부에도 정치 참여를 적극적으로 하는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 간에 정치 참여 문제에 대한 인식 차가 존재한다. 서울의 한 대학 내에서 정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정치 참여를 하는 것이 나만을 위한 일은 아닌데 다른 학생들이 모른 척 하는 것이 너무 서운하다"며 "목소리를 안 듣는 기성 세대도 문제지만, 우리 청년 사이에서의 시선이 더 부담된다"고 말했다.

정치 참여에 대한 청년들의 의견은 다양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정치에 대한 좌절을 경험한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정치 참여를 적극적으로 하든, 참여에 거부감을 느끼든 말이다. 정치적 이슈에 일방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만 다른 쪽이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정치와의 연애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거나 혹은 장벽을 넘어설 용기가 없어서 포기하는 경우. 모두 다 '정치와의 연애'에 실패하는 모습들이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이중 잣대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자원봉사자 청년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자원봉사자 청년이건우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 놓인 천막 안에서 박아무개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새누리당 당직자로 일하고 있기도 하다.

"젊은 세대는 캥거루족인 경우가 많다. 본인이 생각하고 존재해야 하는데 판단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정치를 기피하지 말고 참여해야 하는데 항상 힘을 가진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씨의 말은 청년들이 정치 참여 부족에 대한 기성의 인식을 드러낸다. 그의 말 안에는 현재 젊은 세대가 수동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기성 세대는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를 장려하는 듯하지만, 동시에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좋게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문화학자 엄기호는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에서 청년에 대한 기성 정치권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기성 정치권은 청년들을 표밭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기성 세대는 20대에게 정치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 준 적이 없다. 그리고 20대를 투표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방탕아 정도로 생각한다."


기성 정치권은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더라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움직여 주는 정도의 정치 참여, 즉 '자기 정당에게 투표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청년 세대는 자신들의 주체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일정한 결과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청년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이중적인 인식을 가장 잘 느끼는 것은 정치에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청년 당사자이다. 박아무개씨는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이다. 박씨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다니던 연구소 인턴까지 포기하고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보니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민의 정치 참여에 무관심한 정치권' 그리고 가시적인 참여의 성과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초반에는 좌절 비슷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어디에 말해도 바뀌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정치인들은 와서 사진만 찍고 가고 그 당시에만 관심이 반짝 하는 거 같았어요."

연애를 하려면 쌍방의 소통과 교류가 있어야 한다. 짝사랑도 의미가 있지만, 서로 다투더라도 맞춰나가는 '두 사람의 연애'가 더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많은 청년의 정치 참여는 정치에 참여하더라도 그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만큼의 피드백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정치를 짝사랑하는 혹은 정치에게 연애를 거절 당한 청년과도 같다.

정치 참여의 답은 역시 '우리'에게 있을까?

대학교 4학년 박아무개씨는 "어차피 우리가 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는데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며 청년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은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고, 취직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기가 힘들다"며, "저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다 먹고 살만 하니까 저렇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시각을 구본상 UCLA 정치경제학 박사는 소비의 한계 비용 개념과 연관 지어 분석했다. 그는 청년들은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자신들의 부족한, 그래서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무기력한 계층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의 비용이 크기 때문에 청년들이 참여를 하지 않게 되고, 이것이 정치권의 청년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에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현실과 겹친다. 특히 자신의 삶이 정치와 얼마나 밀접한지를 인식하고 있으며, 정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청년들도 '청년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이 안 되고 당장의 큰 변화를 가져 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들이 정치에 참여해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듯이 조급해 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들의 현재 상황이 힘들고 힘이 부족하더라도 미래를 책임질 세대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청년들 내부의 인식 변화는 소통과 결집을 가져올 것이고 정치 참여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정치권이 청년들에게 말뿐인 공약을 하고 청년들을 단순 표밭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청년들에게 힘이 없기 때문이다. 기성 세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단순히 청년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과 함께 살고 있는 모두를 말하는 것이다. '너희'가 아닌 '우리'가 된다면 조금 더 나은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이건우 시민기자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http://seoulyg.net) 대학생기자단입니다. 청정넷은 7월 13일부터 7월 19일까지 서울청년주간(http://youthweek.kr/)을 열었습니다.
#정치참여 #청년 #세월호 #정치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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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오픈플랫폼 Y는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인 민관협치를 통한 자발적 시민네트워크의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입니다. 청년정책 연구, 거버넌스 교육 및 공론장 운영등의 사업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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