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인연' 한반도전문가 오버도퍼 교수 별세

'두 개의 한국' 저자... 투병 끝 84세 일기로

등록 2015.07.25 13:47수정 2015.07.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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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주한미군 복무부터 한국 전문 정책연구기관 대표에 이르기까지 60여 년간 한반도와 인연을 맺어 온 미국의 저명한 한반도문제 전문가 도널드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아내 로라 오버도퍼의 전언을 인용해 지병을 앓던 오버도퍼 교수가 전날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38년간 언론인으로 활약했고, 그 중 25년은 WP에서였다.

1931년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오버도퍼 교수는 1953년 포병 장교로 한국땅을 밟았고, 이는 60여 년에 걸친 한반도와의 인연의 시초였다.

언론인으로서 오버도퍼 교수는 한반도뿐 아니라 베트남전쟁을 비롯한 다른 동아시아 지역 문제에도 깊이 있는 취재활동을 이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아시아 소사이어티나 미국외교협회(CFR) 같은 여러 정책연구기관에서 그동안 보고 들으며 축적한 식견을 전문지식으로 갈고닦을 수 있었다.

특히 1997년 발간된 그의 저서 '두 개의 한국'은 미국은 물론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현대 한반도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일종의 '필독서'처럼 여겨지고 있다.


올해 초 흉기 피습을 겪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병상에서 이 책을 읽으며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구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오버도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를 떠난 1993년부터 존스홉킨스대에서 강단에 섰고, 2006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 설립된 한미연구소(USKI)의 초대 소장을 맡았다.


2006년 오버도퍼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남한과 북한을 더 잘 알도록 하고 한국인들이 미국을 더 잘 알도록 하기 위해" 한미연구소 소장 자리를 흔쾌히 맡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미국인의 한국에 대한 이해는 시대에 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재정립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기록물을 인용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WP와 대립하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백악관의 어느 누구도 WP의 취재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하면서도 오버도퍼 기자에 대해서는 '열 번 가운데 한 번 정도는 좋은 소식을 전한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두 개의 한국' 이외에도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구정 공세'(Tet!), 구소련 붕괴를 다룬 '대전환: 냉전에서 새로운 시대로' 등의 책을 펴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오버도퍼 #두개의 한국 #한반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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