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진해미군사고문단 앞에서 열린 '탄저균 불법반입 규탄,오바마 사과, 소파 개정, 세균부대 폐쇄 경남평화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부대 담벼락을 따라 거리행진하며 구호를 외치자 부대 안 초소 쪽에서 미군 2명이 밖을 살펴 보고 있다.
윤성효
김영만 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언론에서는 '탄저균 배달 사고'라 하는데 사실은 '살아있는 탄저균 불법반입 사건'이다"며 "그런데 미군은 사과도 없다, 우리 정부는 진상규명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오기'와 '앙살'은 어디 갔나,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뭐 하고 있나"며 "우리 정부는 미국에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을 둘로 나눈다면,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미국 국민'의 두 종류가 있다"며 "지난번에 리퍼트 미국 대사 사건이 났을 때 대통령 제부라는 사람은 석고대죄했다, 그런 '대한미국 국민'은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저균은 단 한 방울도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박 대통령한테 마지막으로 부탁한다,. 탄저균 불법반입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민'인지 '대한미국 국민'인지 태도를 확실하게 하라, 자주 국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투쟁사를 통해 "얼마 전 한 마을에서 '독극물 음료수' 때문에 한 사람이 구속되었다. 그런데 탄저균을 몰래 갖다 놓은 사람은 구속은커녕 진상조사도 되지 않고 있다"며 "살충제보다 몇만 배 위험한 살상무기를 갖다 놓았는데 구속이 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나. 미군을 살인죄로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산 미군기지 주변에서 '평화' 활동을 벌이고 온 박봉열(김해)씨는 "최근에 세 차례 다녀왔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니까 국민이 미국과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미군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하고, 계속해서 탄저균 불법반입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숙(경남여성연대)씨는 연대사를 통해 "자주 국가가 아니기에 여실히 드러난 게 탄저균 사건이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탄저균 사건에서 국민은 정부를 믿지 않는다"며 "2015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거리행진 뒤 마무리 집회에서 이정식 진해진보연합 대표는 "미군을 이 땅에서 완전히 끌어내야 통일이 된다. 반미 투쟁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오바마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통해 "주한미군의 탄저균 불법반입과 훈련,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하라", "국민 안전 위협하는 탄저균 실험 훈련장 폐쇄하라", "국민주권 유린하는 불평등한 한미 소파 개정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