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위 권고안에서 빠진 백혈병 피해자는?

삼성전자 외 반올림 사망제보 43명... 삼성SDI 유족 "조정위원장에 호소"

등록 2015.07.27 16:45수정 2015.07.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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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사망으로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문제가 공론화된 지 8년이 후인 지난 23일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이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아래 조정위)는 "삼성전자가 1천억 원을 기부해 공익법인을 설립해 법인이 주체가 되어 해결책을 실행하라"는 권고안을 내놨다(관련기사 : "삼성전자가 1천억 기부해 백혈병문제 해결하라").

이번 권고안은 지난 2014년 5월, 삼성 측이 유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후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등 3주체가 각자의 의견을 조정위에 제출해 마련된 안이다. 이에 반올림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가족대책위와 삼성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외의 삼성그룹내 타 사업장과, 또다른 전자사업체 피해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나올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조정위원장이 사회적 영향 미칠 것이라 해" 

a  지난 2004년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KP&G에 입사해 10개월가량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14일 조정위원장과 면담을 가지고 권고안에 타 사업장 피해장도 포햄해 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이번 권고안에서는 제외됐다
ⓒ 삼성일반노조

지난 2004년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KP&G에 입사해 10개월가량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14일 조정위원장과 면담을 가지고 권고안에 타 사업장 피해장도 포햄해 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이번 권고안에서는 제외됐다 ⓒ 삼성일반노조 ⓒ 삼성일반노조


앞서 삼성SDI 울산사업장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2005년 사망한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는 지난 14일 김지형 조정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직업병 인정을 요구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조정위, 삼성전자 외 계열사 직업병 인정할까)

하지만 지난 23일 조정위가 발표한 A4 24장에 달하는 권고안에는 삼성전자 외 타 사업장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이에 대해 박형집씨는 "지난 14일 김지형 조정위원장(전 대법관)과의 면담에서 아들을 비롯한 타 사업장 피해자들도 삼성전자와 장소만 틀리지 비슷한 일을 하다 피해를 입어 억울하다는 심정을 밝혔다"며 "이에 조정위원장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이번 삼성전자 권고안이 받아들여지면 사회적 파장이 미쳐 다른 억울한 사람들도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삼성전자 권고안이 타 사업장의 피해자와 가족들에게도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대책이 나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올림에 제보된 직업병 사망제보자는 현재 모두 127명이다. 이중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59명, 삼성전자 LCD 사업부 12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휴대폰) 및 전자부품이 13명 등으로 삼성전자에서만 84명이다.

이외 삼성그룹 내의 관련 사업장인 삼성전기에서 10명, 삼성SDI에서 9명이 반올림에 사망제보됐고, 이를 합한 삼성그룹 전체 사망제보자는 모두 103명이다.

삼성그룹 외 타 대기업은, 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에서 6명, 엠코(ATK) 반도체에서 9명,
LG디스플레이에서 3명, ASE코리아 반도체 1명이 있다. 대기업 외 중소영세 전자회사(반도체, LCD, PCB 등 외주하청업체)에서도 5명의 사망제보가 있었다.  

특히 삼성SDI(칼라TV, LCD, 전자부품) 사망제보의 경우 박진혁씨 등 9명 중 8명이 울산사업장에서 일했고, 울산 TV브라운관 사업부 1공장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 5명으로 제보됐다.

한편 반올림 측은 조정위의 권고안이 나온 후 입장을 내고 "어렵게 참여를 결정한 만큼 이번 조정에 최선을 다 해왔다"며 "삼성전자도 조정을 적극 추진한 장본인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 측이 피해 노동자 가족들의 고통을 하루 속히 해결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온만큼,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큰 틀에서 수용하고, 이 모든 과정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삼성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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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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