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에서 친청(친청와대)계인 백도현 사무총장(배우 장현성)에게 공천받은 진상필 의원(배우 정재영)이 반청(반청와대)계인 박춘섭 의원(배우 박영규) 옆에 앉아 있다.
<어셈블리> 캡처
'계파 갈등 없는 정당이란 없다.'국회에 출입하면서 깨달은 정치의 현실이다.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새정치민주연합은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로 의원들이 나뉘어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벌인다. <어셈블리>에서 국민당의 친청(친청와대)계와 반청(반청와대)계가 '좌장'을 중심으로 모여 상대 계파를 설득하고 양보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시로 세우는 것과 비슷하다. 여든 야든 말로는 '계파 청산'을 외치지만, 권력으로 먹고사는 정치의 속성상 뭉쳐서 살 수밖에 없는 듯하다.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인 계파들은 당 의원총회에서도 끼리끼리 앉는다. 극 중에서 친청계 백도현 사무총장(배우 장현성)의 공천을 받은 진상필 의원이 반청파의 좌장인 박춘섭 의원(배우 박영규) 옆에 앉은 것을 두고 동료 의원이 비웃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리라.
기자가 본 새정치연합 의원총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의원들은 매번 칸막이가 있는 마냥 자연스럽게 계파별로 나눠 앉는 모양새다. 문재인 당 대표와 가까운 의원('친노' 그룹)들은 왼 줄 앞쪽에, 고 김근태 의원을 따르던 '486(1980년대에 대학을 졸업한 1960년대생 운동권 세대)'과 민평련 그룹은 중간 쪽에, '비노' 또는 '비주류' 중진 의원들은 오른 줄 뒤쪽에 모여 있는 편이 많았다.
계파들은 '아군'인데도 불구하고 상대 당보다 무서운 '적군'으로 돌변할 때가 있다. 인사권이나 공천권 등 권력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전면전으로 번지기도 한다. 최근 새정치연합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벌어진 '친노-비노' 갈등이 대표적 예다. 당직 인선 하나로 시작된 대립은 당무 거부 파동으로 이어졌고, '분당·신당론'에 불을 지폈다. 결국, 문 대표는 개편된 직제에 '비노' 그룹 의원 다수를 영입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비노 그룹의 '암묵적인' 요구에 따라 정책위의장도 교체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극 중 친청파가 진상필 의원의 제명을 위해 물밑에서 '적군'인 야당과 손을 잡는 장면은 어쩌면 여의도 정치판의 '민낯'일 수도 있다.
[관전 포인트③] 지역구 의원들의 생명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에서 백도현 사무총장(배우 장현성) 쪽이 진상필 의원(배우 정재영)에게 건넨 질의서.
<어셈블리> 캡처
박춘섭(아래 박) :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지. 정치 맨입으로 때우는 거 아닙니다."백도현(아래 백) : "추경안에 SOC 사업 예산이 좀 있습니다. (반청계인) 박 의원님과 강상호 의원 지역구, 신경 써드리겠습니다."박 : "이봐요 백 총장. 나 명색이 반청계 좌장 소리 듣는 사람입니다. (반청계 의원 중에서) 낙후 지역하고 야당 세가 강한 지역 위주로 좀 살펴봐 주세요."백 : "그분들 다 챙기려면 예산 규모를 늘려야 합니다."박 : "필요하면 늘려야죠. 나 정치하면서 예산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거, 여러 번 봤습니다."극 중에서 친청계 백도현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협조해 달라고 제안하자, 반청계 좌장인 박 의원은 SOC 사업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SOC 예산이란 도로·항만·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예산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투자이긴 하지만, 우려할 점도 있다. 지역구 의원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한정된 예산을 과도하게 끌고 가는 경우다. 특히 추경 예산은 침체한 경기를 살린다는 명분과 달리, 적자 편성으로 국가 부채를 늘려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최근 여의도 국회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2015년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SOC 사업 예산으로 1조5000억 원을 더 요구했기 때문이다. 즉각 야당은 "빚을 져가면서까지 적자 추경안에 SOC 사업 예산을 포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면서 전액 삭감 방침을 고수했다. 다행히 언론 보도 등의 영향으로 국회에서 최종 통과된 SOC 사업 추경 예산은 기존 정부안 보다 약 17%인 2500억 원이 삭감됐다.
하지만 여전히 숨겨진 꼼수는 존재했다. 여야 의원들이 586억 원어치의 사업을 새로 추가해 실제로 줄어든 SOC 예산은 1914억 원인 셈이 됐다. 홍문표·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서해선 복선전철 예산을 정부안(200억 원)보다 200억 원을 더 늘렸다고 홍보하기 바빴다.
SOC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야당도 마찬가지였다. 예결위 소속인 김영록 새정치연합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보성-임성 철도 건설 예산을 새로 따냈고, 같은 당 강동원 의원 역시 88고속도로 성산-담양 구간 확장 사업비로 609억 원을 따냈다고 자랑했다.
극 중 진상필 의원은 지난 4회 방송에서 추경안 증액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읽으라는 백도현 사무총장의 지시를 뭉개고 추경안 대폭 삭감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과연 진상필 의원의 '소신'은 지역구 의원들의 '꼼수'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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