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정부의 미국인 밀렵꾼 월터 파머의 인도 요청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짐바브웨 정부가 자국의 '명물 사자' 세실을 죽인 미국인 월터 파머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파 무칭우리 짐바브웨 환경보호장관은 7월 3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세실을 불법적으로 죽인 파머가 짐바브웨에서 정의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보내달라"고 밝혔다.
무칭우리 장관은 "파머는 짐바브웨의 이미지를 훼손했지만 불행하게도 너무 늦게 적발해서 체포할 수 없었다"며 "세실을 죽인 그의 밀렵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단어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사는 치과의사이자 아마추어 사냥꾼 파머는 이달 초 짐바브웨 황게 국립야생공원에서 올해 13살 된 유명한 수사자 세실을 활과 총으로 쏴 죽이고 머리를 잘라서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파머는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 사자가 연구 대상인 줄 몰랐고, 내가 한 행동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며 "하지만 나는 전문 가이드를 고용했고, 모든 사냥은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짐바브웨 경찰은 팔머가 합법적인 사냥으로 가장하기 위해 짐바브웨 현지인 사냥 가이드에게 5만 달러를 주고 차에 죽은 먹이를 매달아 세실을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당국은 이미 파머의 사냥을 도운 가이드 2명을 정식 기소했다.
미국인들도 "팔머를 짐바브웨로 보내라" 미국에서도 파머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미국 정부도 공식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아직 짐바브웨 정부의 인도 요청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외교적 마찰을 우려하고 있다.
파머는 그의 치과 주소가 인터넷에 공개되자 수많은 시민들이 불법 사냥과 세실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몰려들면서 병원 문을 닫고 잠적한 상태다. 파머가 활동하던 사파리클럽인터내셔널(SCI)은 그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백악관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서도 '팔머를 짐바브웨로 보내고 그곳에서 법적인 책임을 묻게 해달라'는 청원이 폭주하며 단숨에 10만 건을 넘었다. 청원이 10만 건을 넘으면 백악관은 의무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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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미국에 "세실 죽인 밀렵꾼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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