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 육지 뿐 아니라 고래 등 바다동물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지난 1971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하천 주변을 탐방하던 동국대학교 문명대 교수팀은 깜작 놀랐다. 반구대라는 256m 산자락 절벽의 바위 가운데에 선사인들이 새겨넣은 그림들을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엔 호랑이와 사슴, 개, 사냥하는 모습, 사람이 고래를 잡는 모습 등 200여점이 새겨져 있었다.
문 교수가 지역 주민들의 제보를 받아 이곳을 탐방한 만큼, 아마 이 바위그림들은 오래 전부터 이 지역 주민들에 의해 발견돼 회자되고 있었을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로 명명되고 국보 285호가 된 이 바위그림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 이유는 스페인 알타미라 암각화 등 세계적인 암각화들이 주로 육지동물만을 표현한 데 반해 반구대 암각화에는 육지동물은 물론 바다동물 80여 점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래사냥을 하는 사람의 모습 등 고래와 관련한 그림이 많다는 게 특이했다.
학자들이 추정하는 반구대 암각화 제작 시기는 기원전 3500년~7000년으로, 그 추정 연대의 폭이 넓다. 장석호 동북아역사재단 박사는 반구대 암각화를 "7000년 전 문자가 없던 시대 사람이 그림으로 표현한 문화경전"이라고까지 했다.
학계와 지역에서는 이같은 고래잡이 그림이 실제 선사인들의 생활을 묘사한 것인지, 아니면 상상에 의한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다만, 울산이 그동안 국내에서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이름을 날렸고, 고래가 멸종보호종이 된 가운데서도 지역주민들이 불법적으로 포경(고래잡이)을 하고 여전히 고래고기를 선호한다는 점 등에서 실제 선조 들의 생활상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왔다
(관련기사 : 고래축제 앞두고 작살에 찔려 죽은 고래, 왜?).
하지만 지난 2009년 울산항 도로 공사 중 신석기 유물층에서 출토된 골촉(동물의 뼈로 만든 화살촉) 박힌 고래뼈가 지난 7월 23일 울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면서 선사시대 선조들이 그린 그림 속 고래잡이가 일상생활을 담은 것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항만 도로 공사 중 발견된 작살 박힌 고래뼈, 울산시 지정 유형문화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