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있던 상점들이 다시 문을 열고 일상을 찾아가기 시작하였다.
신주희
7월 25일무너진 돌무더기와 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텐트로 가득찼던 광장과 골목들. 여전히 폐허와 돌무더기들이 한 켠에 차곡차곡 쌓여있으나 일상은 잰걸음으로 제 속도를 찾아갑니다. 먼 길 도착한 벗들을 위해 일요일 오후 사무실로 나와준 비핀이 따뜻한 짜이와 모모를 내어줍니다.
"4월엔 전기도 물도 없어 차 한잔 드리지 못했네요." 거푸 두 잔의 짜이를 먹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트만두의 일상이 자꾸 생경해지던 오후... 라지가 말합니다.
"지진 피해가 다 복구된 것도 사람들이 모두 회복된 것도 아니에요. 지진은 여전히 우리 한켠에 무너진 돌무더기와 페허가 된 집들처럼 선명히 존재하죠. 그러나 지진보다 더 큰 우리의 일상이, 삶이 있는 거죠. 긴급구호 다음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건 사람들이 자기 삶의 자리로 일터로 돌아가는 거예요. 지금 네팔에 가장 필요한 것은 네팔을 보며 미안해 하거나 위험하다고 불안해 하는 것이 아니라 네팔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다시 네팔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에요. 지금이야말로 구호보다 여행이 필요한 거죠. 다시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된다면 집을 고치는 일도 무너진 벽을 세우는 일도 우리 스스로 우리의 속도에 맞게 해 나갈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