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달러 쏟아부어도 외계생명 절대 못 찾는다

[주장] 유리 밀러 프로젝트에 실망한 이유... 외계인은 다른 별에서 오지 않는다

등록 2015.08.06 13:33수정 2015.08.0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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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영화 <미지와의 조우> 스틸 컷.

영화 <미지와의 조우> 스틸 컷.


최근 러시아 재벌 유리 밀러라는 사람이 외계생명 찾기에 1억 달러를 희사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흥분하고 있다. 1억 달러라면 지금까지 외계생명찾기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의 기금이다. 기금의 규모만큼 이 뉴스는 사람들의 기대를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망이 앞선다. 1억 달러의 거금이 투입된 프로젝트가 결국은 우주로부터 오는 전파신호를 분석하던 기존 SETI 프로젝트의 연속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SETI가 일 년에 걸쳐 처리하던 데이터를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로 진행된다고 하니 SETI보다 규모가 약 360여 배 정도 큰 프로젝트라는 것에 그 의미를 둘 수 있겠다.

하지만 먼 우주에서 오는 신호를 듣고, 또 이쪽에서 우주로 신호를 쏘아 보낸다는 기본 개념에서 이 두 프로젝트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그 광활한 우주와 장구한 우주의 역사 속에 존재할지 모르는 외계문명의 존재를 기껏 수백 배 더 열심히 찾는다 해서 발견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된다. 그리고 설혹 외계에 문명이 존재한다고 해도 두 문명이 서로를 찾아 마주칠 확률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

이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멀리 있는 외계문명에만 관심이 있을 뿐 그들이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예 배제하고 있다. 인간이 하늘을 날기 시작한 지난 20세기 초부터 사람들은 끊임없이 전 세계에서 UFO를 목격해 왔다. 인간의 문명이 아닌, 월등히 앞선 다른 문명이 만든 비행체가 1년에도 수천 건씩 관찰되어 왔다.

과학자들은 UFO 현상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왜?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을 과학자들은 한갓 환영과 착각의 경험으로만 치부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우리 인류는 그동안 학문적 관심을 갖지 않은 영역이 없을 정도로 다방면에 걸쳐 연구를 해왔다. 학자들은 멀리 남태평양 어느 섬에 서식하는 특별한 거미의 행태로부터 수천 년 전에 만들어져 땅속 깊이 파묻혀 있는 도자기 파편에 이르기까지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어느 것 하나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목격하고 또 그렇게도 지속적으로 보고하는 이 UFO 현상과 경험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이 왜 관심조차 두고 있지 않은 것일까?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알렉산더 웬트 교수와 미네소타 대학의 레이먼드 듀발 교수가 7년 전 어떤 정치학 관계 학술지에 '왜 각국 정부는 UFO에 대해 쉬쉬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주제로 글을 공동기고했다.


이들에 의하면, 근대에 들어서 정부는 지식과 정보를 통치 수단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UFO는 본질이 불가사의해 인간 지식의 범주에 들어올 수 없다. 따라서 UFO에 대해 언급하고 인정하게 되면 정부가 필요로 하는 정치·사회적 장악력을 확보하는 데에 커다란 방해가 된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UFO 현상에 대해서 결국 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논외의 일로 밀어놓는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우리(최준식 이화여대 교수, 지영해 옥스퍼드 대학 교수)는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 종말의 문제에 관하여>라는 책을 통해 이 문제를 샅샅이 파헤쳤다. 웬트와 듀발의 진단은 비교적 탁월한 견해다. 하지만 우리는 각각 종교학자와 신학자의 입장에서, 인류가 UFO의 존재를 잘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인간은 자신보다 뛰어난 문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 좀 더 깊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즉, 외계문명의 존재 문제는 인간의 자존심과 직결된 문제이고,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깊이 자리한 교만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현대 물리학 이론을 좇아 항성간의 어마어마한 거리를 생각할 때 외계지성체가 지구를 방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왜 과학자들은 이 외계지성체가 꼭 다른 별, 다른 은하계에서만 온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다른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우리들은 연구와 토론 끝에 이 외계지성체가 다른 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동의했다. 그러면 이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우리들의 결론은 이 지성체나 비행체는 물리적으로 먼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는 세상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가정에 이르게 되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들어 설명해보자. 상정된 장소는 바닷속이다. 여기에 사는 물고기가 어떤 예기치 않은 기회에 인간의 잠수함을 보았다 치자. 그러면 이들은 필경 바닷속 어딘가 먼 곳에 사는 아주 특이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찾아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반면 어떤 물고기들은 이런 큰 물고기(잠수함)가 물고기의 능력상 먼 곳에서 이곳까지 절대로 올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환영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경험을 부정할 수도 있다. 이 물고기들은 바닷속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에 바다와 인접한 육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능력이 없다.

물질계의 법칙에 구애받지 않는 외계지성체

a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과 지영해 (옥스퍼드 대학 교수)씨가 낸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과 지영해 (옥스퍼드 대학 교수)씨가 낸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 김영사

그러면 여기 나오는 물고기를 인간으로 바꾸어보자. 인간도 물고기처럼 인지능력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간계를 넘어서는 차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우리의 책에서 우리들은 외계인들은 우리 세계와 인접한 다른 공간 혹은 다른 차원에서 오는 존재라고 결론 지었다. 왜냐하면 외계지성체나 비행체가 보이는 행태는 우리 인간이 사는 물질계의 법칙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물질계를 넘어선, 혹은 인간의 물질계에서 통용되는 것과는 다른 법칙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온 것이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물질주의적 과학적 세계관 속에 사는 사람들은 UFO의 존재를 깊이 생각도 안 하고 부정해 버리고 만다. 외계인들이 실제로 UFO를 타고 우리에게 오고 있느냐, 혹은 이미 우리 곁에 있느냐 하는 문제는 단지 '예, 아니오'로 판단해 버릴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세계를 보는 패러다임과 연결된 문제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나 경험이 너무 많을 때, 또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UFO의 출몰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계와 우주를 보는 패러다임을 바꿔 새로운 세계관을 형성하는 것이 더 옳은 일일 것이다.

우리 필자들이 보기에 외계지성체나 비행체를 먼 우주에서 찾으려 하는 일은 실패로 끝날 여지가 많다. 지금까지 SETI가 수십 년 동안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밝히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아무 결과도 도출하지 못한 것이 그 정황을 말해준다. 이런 점에서 1억 달러가 들어갈 이번 프로젝트도 결국 엉뚱한 곳에 낭비될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그 돈이 외계로부터 오는 전파를 찾는 데 쓰이지 않고 우리 인류로 하여금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 연구에 쓰인다면 훨씬 더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덧붙이는 글 글을 쓴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과 지영해(옥스퍼드 대학 교수)씨는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의 공저자다.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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