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 '사죄' 있다? 없다? 일 언론도 오락가락

일본 언론 전망 엇갈려... "한국어판 발표도 검토"

등록 2015.08.11 08:18수정 2015.08.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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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 내용을 전망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 내용을 전망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14일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 일명 아베 담화에 사죄 표현을 넣을 것인가를 놓고 일본 언론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14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담화에서 '침략' 표현을 넣을 것이며,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역사적 과정과 경위를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거론할 '침략' 표현이 일본의 침략 전쟁을 명확히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은 침략이나 무력으로 다른 국가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목적으로 사용돼 '물타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공영방송 NHK도 아베 총리가 담화에 '침략'과 '사죄' 표현을 모두 넣고, '통절한 반성'을 언급하며 부전의 맹세를 결의하는 일본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NHK는 "아베 총리가 각의 결정을 거쳐 담화를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라며 "연립여당 자민당·공명당 대표에게 담화의 초안을 공개해서 개념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다"라고 전했다.

아베 담화의 초안을 읽은 정부 고위관계자는 "담화의 세부 내용을 놓고 다양한 의견과 주문이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대다수 국민이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아사히신문>은 전날 아베 담화의 초안에 과거 전쟁에 대한 '반성'은 포함되어 있지만, '사죄' 표현은 물론이고 유사한 문구도 없었다며 상반된 전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침략' 표현을 넣는 방향으로 담화를 정리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일본의 침략 전쟁을 지목하지 않고 세계 공통으로 허용되지 않는 의미로서 침략을 거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번역 오해 피하려 한국어판 발표도 검토


이처럼 일본 언론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담화의) 내용을 조정하고 있다"라며 "담화의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아베 담화를 놓고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보수 세력도 둘로 나뉘었다. 일본 보수의 거두로 불리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와 보수 성향의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과거 역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하는 담화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일본이 무엇을 반성하고, 누구를 향해 사죄하는지 명확히 하지 않으면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라며 "(담화에) '침략'과 '사죄' 표현을 반드시 담을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 '우익 성향의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담화에서 '침략'이나 '사죄' 표현으로 일본을 일방적으로 단죄하는 문맥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스기하라 세이시로 대표는 "일본의 전후 처리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대일강화조약·1951년)으로 모두 종결됐다"라며 "일본은 이미 몇 차례나 사죄했고, 이를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을 대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14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며, 번역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아베 신조 #아베 담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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