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가 포함된 선불제를 이용하면 귀여운 머그잔에 커피를 담아내온다
최하나
여기까지 읽다보면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지만 이 가게의 주인도 젊다. 하고 싶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창업을 하게 되었다는 그녀는 사회생활을 회사가 아닌 자영업을 통해 배우고 있었다.
"메뉴에 음료 혹은 라면이라고 적어도 사람들이 둘 다 주는 건 줄 알았다거나 혹은 커플 세트인줄 알았다고 따지기도 하시고, 패키지 결제하시고 3시간 초과하고 그냥 태연히 가는 커플들도 있고. 그럴 때는 너무 서럽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많이 울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맷집이 많이 강해진 거 같아요."인터넷에 많이 떠도는 일명 '진상의 일화'를 그녀도 겪은 듯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그녀는 성장해가고 있다는 걸 나도 느꼈다. 처음 방문했을 때보다 손님 응대가 좀더 자연스러워지고 시스템도 많이 체계적으로 바뀌었다.
좋아하는 만화도 실컷 볼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을 거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지만 이 일은 결국에는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이다. 손님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손님 덕분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는 그녀는 그래도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래도 가게를 운영하며 보람을 느낀 것도 손님들 덕분이에요. 단골 고객 분들이 가끔 만화방이나 대여점이 점점 폐업하는 시기에 만화방 생겨서 좋다 이야기 해주시고 때론 아이랑 같이 방문하셔서 독서하는 모습을 보면 좋더라고요. 아이들을 위해서 마법천자문이나 동화책도 마련했거든요. 특히나 아버지가 아들이랑 오는 모습을 보면 괜히 흐뭇하더라고요."사실 만화카페는 많이 남는 업종은 아니다. 그녀의 말처럼 몇만 원 혹은 몇십 만원이 오가는 게 아니라 단 돈 몇천 원으로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는 오늘도 꿋꿋하게 자신의 가게를 지켜나가고 있다. 인터뷰에서 자신을 '88만원세대, 청년창업가 유가희 입니다'라고 밝힌 것처럼 청춘의 패기로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바니의 만화방'에서 그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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