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과 한전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는 전북 군산시 산북동 88번 송전철탑 건설 현장.
지유석
한전은 지난 6월 30일 오전 군산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안노선은 불가능하다는 국민권익위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공대위에서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정보 왜곡으로 지역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어 정확한 정보전달이 필요하다"며 "향후 협의는 마을단위 주민대표와 직접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전은 그러면서 "군산지역은 군산변전소에서 154kV 송전선로 2개 루트로 전력을 공급중이나 송전선로 이용률이 80%를 초과하는 등 전력계통이 취약한 실정"이라며 "송전선로를 조기 준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상공회의소(아래 군산상의)는 한전 지원사격에 나섰다. 군산상의는 지난 12일 '군산·새만금지역 전력수급 전망과 대응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군산·새만금 산업단지 지역의 전력수요는 최근 10년간 지속 증가해 왔으며 특히 산업용 전력수요의 비중이 크고 그 증가율이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인 반면, 상대적으로 전력공급을 위한 발전설비와 계통망은 일부 열병합발전뿐으로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말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전력 예비율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역 내의 전력공급신뢰도 확보와 향후 군산·새만금 산단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현재 진행중인 345kV가 완공이 되더라도 약 450MW에서 700MW의 공급설비 추가, 즉 새로운 발전설비 건설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이에 대해 새만금송전철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 강경식 법무간사는 지난 17일 반박자료를 냈다. 강 간사에 따르면 군산상의의 전력수급에 대한 보고서는 "특정한 목적을 갖고 편파적으로 만든 자료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강 간사의 반론은 아래와 같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또는 지난 5년간 군산 지역 산업용 전력소비가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하면서 군산산업단지의 전력 소비 증가 경향을 높게 측정했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과 다르다. 무엇보다 군산산업단지의 전력소비 증가는 2010년에 종합화학기업인 (주)OCI가 태양광 공장을 증설해 가동한 결과이지 일반적 추이가 아니다. 2011년 이후로는 4년간 연평균 2% 정도의 증가율로서 5.6%라는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다. (중략) 또 새만금 산업단지의 가동률을 너무 높게 잡았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기업들이 양해각서만 체결할 뿐 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거의 없는데 2020년에 가동률 70%, 조업률 80%는 무척 높은 예상치로서 무책임한 가정으로 봐야 한다. 또 전력 수요량에 대해서는 군산산업단지와 새만금 산업단지를 분리하고 각각에 대한 예상치를 제시해 보다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지역주민들과 공대위 측은 지속적으로 한전에 공개토론과 쌍방의 주장을 검증할 진상조사를 촉구해왔다. 특히 공대위 강 간사는 국회차원의 진상조사에 강조점을 둔다.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만이 대립되는 입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대해 한전은 묵묵부답이다. 군산시 당국 역시 한전과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여 왔다.
송전철탑 건설지인 군산시 미성동·옥구읍·회현면 주민들은 17일까지 군산시에 총 9차례의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의 민원사항을 요약하면 1) 송전선로 1km 주변지역의 간접피해에 대한 피해액 산정 2) 345kV 송전선로에 대한 전력량 정보공개 3) 송전선로 공사비 정보공개 4) 군산시가 한전에 송전선로 지중화를 요청했는지의 여부 등이다.
이에 대해 군산시는 공문을 통해 "송전선로 1km 주변지역의 간접피해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없다", "공사비 관련 정보공개 요구자료는 한전에 요청하라", "한전에 송전선로 노선변경과 지중화를 건의하고 수차례 협의했으나 한전은 지자체에 50% 사업비를 부담하라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입장만 밝혔다.
군산시의 답변을 받아든 주민들 대부분은 실망스러워했고, 몇몇 주민들은 시 당국이 한전과 모종의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군산시 신관동 주민 A씨는 "시 당국이 시민 절반이 한전의 철탑공사에 찬성한다고 홍보하면서 주민들을 보상금 더 받아 내려 한다고 모함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