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전경.
윤성효
적조 피해가 발생한 거제시에서도 2팀이 출전 신청했다. 이번 골프대회에 출전하는 거제시 공무원은 동사무소와 농업기술센터, 상하수도과, 도시계획과 등에 근무하고 있고, 적조 관련 부서는 없다.
거제시청 관계자는 "거제시에서는 2팀이 신청했고, 적조 관련 부서 공무원은 한 명도 없다"며 "대회가 열리는 날짜는 토요일이고, 공무원 전체가 적조 방제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이번 공무원골프대회에 들어가는 상금과 부상은 매년 개최하는 공무원체육대회 경비로 충당하고, 골프장 이용료(그린피, 캐디피)는 참가 공무원들이 각자 부담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적조 등 현안이 있는 부서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공무원은 없다"며 "대회가 열리는 날짜가 토요일이고, 시군에서 몇 명의 공무원이 빠진다고 해서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번 공무원골프대회는 홍준표 지사가 지난 7월 1일 '재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메르스와 연근 개편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도내 2만 3000여명 공직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공무원골프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공무원이 드러내놓고 골프, 국민 동의 어려워"
하지만 최근 남해안에서 발생한 적조 때문에 양식장 어류가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골프대회를 강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헌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장 권한대행은 "골프가 많이 대중화 되었다고 하나 아직 도민 정서로 보면 그렇지 않다. 공무원들이 골프대회를 열고, 드러내놓고 골프를 친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전 공무원들이 연금 투쟁하면서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국민들한테 호소했다"며 "그렇게까지 해놓고 지금 와서 다른 스포츠에 비해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골프를 한다는 게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는 "공무원골프대회는 도민 정서에 맞지 않다. 그런 발상 자체가 너무 엉뚱하다. 홍 지사가 도민 정서와 여론과는 맞지 않는 일을 독불장군식으로 해왔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다"며 "적조 피해 등 도민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공무원들이 골프를 치고 그것도 대회까지 연다는 것 자체가 도민들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홍 지사는 미국 방문 도중 평일에 골프를 쳐 물의를 빚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은 "홍 지사가 해외방문 도중 평일에 골프를 쳤고, 그것이 부도덕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포장하기 위해 공무원골프대회를 연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공무원골프대회가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관련이 크게 없다고 본다"며 "홍 지사는 그동안 '서민 도지사'라 해왔는데, 공무원골프대회까지 여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서민 도지사'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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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 피해 속출, 경남도 '공무원골프대회'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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