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용지문화공원 수신탑에서 보름째 고공농성을 벌였던 화물연대 노동자 2명이 한림건설 계열사인 동양파일과 협상이 타결되어 내려올 예정인 가운데, 소방서 고가사다리를 이용해 내려오기 위해 높이를 맞춰보고있다.
윤성효
[2신 : 24일 오후 9시 5분]경찰, 두 노동자 건강검진 후 조사 방침"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신 화물연대 동지들이 눈물 나도록 고맙습니다."
고공농성 15일만에 땅을 밟은 백문흠(60)·김철규(59) 화물노동자가 한 말이다. 이들은 창원 용지문화공원 송수신탑에서 보름간 고공농성을 벌이다 24일 오후 7시10분경 내려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소속인 이들은 한림건설 계열사인 함안 동양파일에서 운송을 맡아오다 새 운송업체로부터 '배차중단'(계약해지)을 당했다.
화물연대 조합원 7명은 이날까지 54일째 파업을 벌였고, 그동안 2명의 화물노동자가 구속되었으며, 1명은 음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두 화물노동자는 지난 10일 새벽 20m 높이 송수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날 오후 화물연대는 사측과 교섭을 벌여 조합원 재계약, 고소고발과 민사소송 취하 등에 합의했다. 양측은 지난 22일 교섭을 벌여 거의 의견일치를 보았지만 일부 내용에 이견을 보이면서 타결이 늦어졌다.
두 노동자는 이날 오후 7시경 소방서 고가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송수신탑 소유주인 한국전파기지국은 이들에 대해 공중전파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해 놓은 상태였다.
경찰은 두 노동자가 내려오자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고,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경찰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조사할 예정이다.
두 화물노동자의 부인들도 현장에 나와 남편의 모습을 지켜봤다. 부인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 눈물이 난다. 화물연대 동지들이 고맙다. 안전하게 내려와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21일 창원에서 전국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고, 고공농성 이후 창원에 있는 한림건설 본사 앞 등에서 계속 집회를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