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2018년 개장할 예정이다. 현재 인천공항의 여객처리능력은 4400만명으로 지난해 4500만명을 돌파하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처리능력은 약 6200만명을 늘어난다. 항공기 정비로 인한 결항 감소와 항공안전을 위해 항공정비단지가 시급하다.
시사인천 자료사진
인천시, 부동산개발에 치우쳐 항공 산업 뒷전?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투자 유치 전략이 실체와 비전이 불분명한 부동산 개발에 매몰됐다는 평가에 따라 인천경제 8대 선도 산업의 핵심이라고 한 항공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시는 지난 6월 29일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홀딩스 산하 스마트시티사와 검단에 스마트시티 건설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MOU는 지난 3월, 약 4조 원을 투자해 서구 검단에 퓨처시티를 건설하겠다고 한 두바이투자청(ICD)의 투자의향서(LOI)를 잇는 후속작업이다.
이 MOU를 두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실질적 협약"이라고 한 뒤 "조만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후속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이 MOU에는 투자의 핵심이라 할 투자 시기와 규모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 대신 인천시와 스마트시티사는 6개월 동안 협의해 '스마트시티의 개발 방향과 개요'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올 연말이 돼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송도 6·8공구 엑스포시티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배국환 전 경제부시장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월드마켓센터의 설립자로 알려진 숀 샘슨(Shawn Samson)의 초청을 받아 임용빈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대표와 함께 라스베이거스 월드마켓센터를 다녀온 뒤 부각됐다.
이 방문 후 숀 샘슨과 임용빈 대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5월 18일 유정복 시장을 만나 송도 6·8공구 랜드마크시티 사업을 대체할 사업으로 엑스포시티를 제안했다.
그 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소속 공무원 4명은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라스베이거스 월드마켓센터를 또 다녀왔다. 국제마켓센터(International Market Centers, 월드마켓센터 운영사)가 연 2회 개최하는 '라스베이거스 마켓 쇼'에 참석해 월드마켓센터 사업이 송도 랜드마크시티를 대신할 사업으로 타당한지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도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쪽이 동행했다.
숀 샘슨과 임용빈 대표 등이 시에 제안한 엑스포시티 사업 대상지는 올해 1월 인천경제청이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 쪽으로부터 회수한 부지(59만 평) 중 인천대교 고속도로 남쪽 부지(약 29만 평)이다. 사업 방식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개발 초기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가 포스코와 합작, 송도개발유한회사(NSIC)를 설립해 진행한 부동산 개발과 동일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초기 단계에서는 첨단 산업과 외국자본 투자 유치 등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모두 부족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부동산 개발이었고, 이 또한 개발업체에 맡기는 게 편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같은 방식에 머물러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엑스포시티 사업은 그 규모가 커 위험도도 높다. 인천시 관계자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 미국에서 투자 의향이 있는 이들을 만났다"라면서 "(투자에) 긍정적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뭐가 결정됐거나 당장 투자 유치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접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6·8공구 랜드마크시티 사업의 대안으로 인천대교고속도로 남쪽 부지(약 29만 평)를 MICE[기업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exhibition)을 일컫는 서비스 산업] 산업 중심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인천시가 엑스포시티를 추진하겠다고 하면, 이 엑스포시티가 인천경제청이 얘기하는 MICE 산업이 되는 것. 엑스포시티가 무산되면 인천경제청은 개발계획을 다시 변경해야 한다. 문제는 퓨처시티나 엑스포시티의 투자 가능성과 실체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제2여객터미널 개장 맞춰 항공정비단지 조성해야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이처럼 '외국자본과 합작해 부동산 개발'이라는 과거형 투자 유치 방식에 빠져있는 사이,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일컫는 항공정비 산업에선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조건을 갖추고도 정부로부터 찬밥 신세다.
인천국제공항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에 속한다. 국토교통부는 2009년 인천국제공항 서북단 IBC-2(국제업무지구2) 인근 부지 약 114만3000㎡를 항공정비특화단지로 고시했다. 이 부지는 인천 항공정비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인천시는 항공 산업을 인천 경제 8대 선도 산업의 핵심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 유치 실적은 영종도 대한항공엔진정비센터와 운항훈련센터 이후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국토부가 인천에 항공정비특화단지를 지정했어도 국토부에 전략적인 요청을 하기가 멋쩍은 처지다.
지난 7월 29일 (주)JS에비에이션이 인천국제공항에 정비격납고 신설 공사를 시작함으로써 인천 항공정비 산업의 물꼬가 트이긴 했다. 하지만, 이는 인천시의 투자 유치 활동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인천공항에서 외국 국적 항공사를 대상으로 기초 정비서비스를 제공해온 샤프에비에이션이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2018년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 맞춰 인천국제공항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외국 국적 항공사에 정비격납고(운항 정비와 기체 중정비)를 넘어서는 중정비(엔진 정비와 부품 공급)를 제공할 항공정비특화단지 조성이 시급하다.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출발편 기준, 항공기 정비로 인한 결항률은 2010년 8.3%에서 지난해 17.8%, 그리고 올해 1분기 26.1%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사 항공기를 정비하는 것을 제외하면, 인천공항은 외국 국적 항공사와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에 정비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나마 (주)JS에비에이션이 정비격납고를 신설하면, 인천국제공항은 2017년부터 외국 국적 항공사와 국내 LCC에 중정비서비스 일부를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