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을 향한 '일갈' 안철수 의원이 총선 참패를 언급하며 문 대표의 거취표명을 요구했다. <동아일보> 9월 9일자
동아일보
문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미래와 저의 미래를 국민과 당원들께 맡깁니다'라며 대표직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지속적으로 자신을 흔들던 당내 비주류 세력과 승부를 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젠틀재인'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강수였다.
문 대표가 제안한 재신임의 요건은 엄격했다. 공천제도 개혁을 담은 혁신안이 당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될 것, 전 당원 ARS 투표에서 재신임을 받을 것,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재신임을 받을 것 등 총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지만 '당 대표' 직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본 두 개의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문 대표는 재신임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를 더욱 암울하게 하는 것은 '전 당원 ARS 투표'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당원'은 권리당원 ARS와 일반당원 여론조사 두 방식으로 참여했는데 둘 다 문 대표가 박지원 후보에게 졌다. 권리당원ARS에서 문재인 39.98%, 박지원 45.76%였다.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43.29%, 박지원 44.41%였다.
자신에게 가혹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나설 만큼 문 대표가 처한 상황은 절박해 보인다. 지난 9일 재신임을 묻겠다는 긴급 기자회견문에 '기강'이란 표현이 6번이나 등장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4.29재보선 참패 이후 새정치연합에는 기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 면전에서 '거취 표명'을 요구한 비주류가 도대체 몇이었던가.
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꺼내 든 지난 9일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혁신은 실패했다'고 선언한 안철수 의원이 보란 듯이 '신당'의 간판격인 천정배 의원과 독대했다. 천정배 의원은 호남신당을 만들려 하는데 대선주자가 없어서 고민 중인 상황이다. 다음에는 안철수-천정배-박지원 삼자회담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뿐 아니다. 9일에는 당에 적잖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정세균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표의 거취 표명을 요구할 예정이었다. 결국 문 대표가 먼저 긴급 기자회견을 해 취소되긴 했지만 '범친노' 성향으로 알려진 그의 움직임은 문 대표를 둘러싼 상황이 당내의 '적과 아군'할 것 없이 절박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내년 총선 전망? 지리멸렬한 야당, 50% 지지율 보이는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