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에 물대포 쏜 헝가리, 국경 활짝 연 크로아티아

헝가리 국경서 경찰-난민 충돌... 크로아티아는 우회로 제공

등록 2015.09.17 07:59수정 2015.09.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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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 경찰의 국경 지역 난민 무력 진압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헝가리 경찰의 국경 지역 난민 무력 진압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BBC

헝가리가 국경을 넘어오려는 난민들을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헝가리 경찰은 세르비아와 맞닿은 뢰츠케 국경 검문소에서 국경을 열어달라며 돌과 병을 던지는 난민들을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 살포로 대응했다.

헝가리는 세르비아 접경 지역에 경찰 수백 명과 물대포 차량, 장갑차까지 배치하며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 세르비아에서 헝가리로 넘어가려던 난민들은 헝가리 경찰의 물대포 대응에 물러섰다.

헝가리 경찰 대변인은 "세르비아에서 넘어오려는 난민 군중이 국경을 향해 돌과 병을 던지는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라며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헝가리는 16일 자정을 기해 세르비아 접경 지역 175km에 달하는 전 구간에 철조망 설치를 완료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난민들의 불법 입국을 전면 차단했다.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거쳐 서유럽으로 가려던 난민들은 철조망에 가로막혔다.

또한 새로 개정된 이민법에 따라 이날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던 남성 1명을 체포해 추방한 뒤 1년간 헝가리 입국을 금지했다. 헝가리는 불법 입국하면 징역 3년형, 국경 철조망을 훼손하면 5년형에 처하도록 이민법을 개정했다.

페테르 시야트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14일 헝가리로 넘어온 난민이 9380명에 달했으나 (국경을 통제한) 15일 366명으로 크게 줄었다"라면서 "국가의 안보를 위해 철조망을 설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헝가리는 곧 루마니아 접경 지역에도 철조망을 설치할 계획이다.


크로아티아, 헝가리서 막힌 난민들에 길 터줘

헝가리와 달리 크로아티아는 난민들을 위해 국경을 열었다. 서유럽으로 가려던 난민들이 헝가리에서 막혀 크로아티아로 우회해서 가는 길로 도보 행진에 나서자 이들의 입국을 허용한 것이다.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크로아티아는 인종, 종교, 피부색을 차별하지 않고 난민을 수용할 것"이라며 "이들이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이나 북유럽으로 가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아티아 국경 지역에 1990년대 발칸 전쟁을 위해 매설한 지뢰가 많이 남아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크로아티아 국민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지뢰 폭발 위험이 있는 곳을 표시한 지도를 올려 난민들을 돕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한편, 난민 16만 명을 분산 수용하자는 제안이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로 거부된 유럽연합(EU)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주도로 오는 22일 특별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헝가리 #난민 #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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