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에 수 놓은 듯 아름다운 복요리

뚝배기 복지리탕 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인 45년 전통 맛집

등록 2015.09.22 10:08수정 2015.09.22 10:08
1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인 뚝배기 복지리탕의 맛은 가히 환상이다.

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인 뚝배기 복지리탕의 맛은 가히 환상이다. ⓒ 조찬현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상차림이 아름답다. '금수(錦繡)복국'이라는 상호에서 느꼈던 그 이미지가 오버랩 되는 순간이다.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뚝배기 복지리탕을 맛보고 나면 그 맛에 빠져 들어 쉬이 헤어나기 힘들다. 종잇장처럼 얇은 복어회와 얼큰한 복매운탕, 복튀김 등 복어 요리는 하나 같이 입맛을 현혹하는 매력이 강하다.


세계 3대 진미인 캐비어, 푸아그라, 송로 버섯과 더불어 복어를 세계 4대 진미에 꼽는 이유 또한 이 집의 복요리를 맛보고 나면 언뜻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하여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죽음과도 바꿀 만 한 맛'이라며 복어 요리를 극찬하기도 했다. 세상에 자신의 죽음과 맞바꿀만한 음식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만큼 복요리는 다른 음식에 견주어 맛이 빼어나다는 반증일 것이다.

시원한 뚝배기 복지리탕

주당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뚝배기 복지리탕을 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인 집이 바로 이곳이다. 1970년 4월 개업한 이래 45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생선이 그러하듯 복어 또한 겨울철이 제철이다. 겨울철에 먹어야 복어의 참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장미에 가시가 있든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복어는 마비성 독을 품고 있다. 중독되면 입 주변이나 혀끝이 마비되고 손끝이 저리며 구토를 하게 된다. 심한 경우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며 이러한 증상은 30분 이내에 시작된다. 중독 이후 여덟 시간이 고비다. 테트로도톡신은 해독제가 없으므로 다량의 물을 투입해 위장을 씻어내야 한다.

한편 복어는 체내에 독이 있는 먹이(불가사리나 갑각류)를 먹었을 경우에만 독이 생성되므로 무독성 먹이를 먹은 양식 복어는 독 성분이 검출되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또한 복어는 독이 있는 식재료라 전문 자격을 갖춘 복어 조리사만이 요리할 수 있다. 독은 물에 쉽게 분해되므로 손질 시 흐르는 물에 잘 씻어내야 한다.


복요리를 제대로 즐기려면 단품메뉴보다 고품격 코스 요리를 선택하면 된다. 정성이 듬뿍 담긴 복어의 다양한 일품요리는 코스요리에서 선보인다. 코스라야 복어 요리의 진수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식재료를 제철에 맞게 요리한 음식들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다음 요리를 기대 속에 기다리는 두근두근 가슴 설렘 또한 즐겁다. 

종잇장처럼 얇게 저며낸 복어회


a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복어회의 자태는 식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복어회의 자태는 식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조찬현


a  자연산 송이버섯은 참기름장에 먹으면 송이향과 참기름 향의 오묘한 맛에 이내 빠져든다.

자연산 송이버섯은 참기름장에 먹으면 송이향과 참기름 향의 오묘한 맛에 이내 빠져든다. ⓒ 조찬현


종잇장처럼 얇게 저며낸 복어회의 자태는 식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금가루를 뿌려 그 품격을 더했다. 육질이 단단한 복어회는 살을 얇게 저며야 먹기에 좋다. 무향 무취의 복어회는 어패류 요리에 잘 어울리는 폰즈 소스에 찍어 먹으면 개운하고 좋다. 이렇듯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 식재료들은 식 궁합이 잘 맞는 짝꿍을 만나야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복어회는 채 썬 복껍질과 미나리를 넣어 함께 쌈을 하면 쫄깃쫄깃하고 향긋하다. 복쌈 한입에 다들 복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 독특한 맛의 신세계에 빠져 잠시 허우적대기 때문이다. 불맛을 입힌 복타다끼, 돌멍게, 자연산 대하, 전어회 등의 음식도 좋다. 바다 내음이 한껏 묻어나는 음식에서 해운대 바다의 출렁임을 경험하게 된다.

a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돋보이는 복튀김이다.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돋보이는 복튀김이다. ⓒ 조찬현


a  복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있는 복초밥도 인기다.

복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있는 복초밥도 인기다. ⓒ 조찬현


차가운 음식에 이어 더운 음식이 선보인다. 매생이 바지락국의 맛 또한 현란스럽다. 귀한 자연산 송이도 선보인다. 주인장이 직접 짰다는 고소한 참기름장에 먹으면 송이향과 참기름 향의 오묘한 맛에 이내 빠져든다.

밀복을 이용한 양파 밀푀유, 간장 베이스의 까치복 조림, 메로구이, 바삭하고 고소한 복튀김도 있다. 복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있는 복초밥도 인기다. 복지리탕에 부산식으로 식초를 한두  방울 넣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된다. 식초의 은은한 향이 입맛을 더욱 더 부추긴다.

복어의 영양을 잠깐 살펴보니, 복어는 고단백 저지방에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복어 육질에는 글루타민산과 이노신산, 타우린 등이 풍부해 간장 해독작용과 숙취해소에도 효과적이다. 간 기능 개선과 피부미용은 물론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다.

복이 철철 넘쳐나는 고품격 코스요리는 행복 그 자체다. 뚝배기 복국에는 원조집만이 가지고 있는 맛의 깊이가 오롯이 스며있다. 뚝배기복국 한 그릇에서 진정한 맛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시원하게 끓여낸 복지리탕 한 그릇에 정신마저 맑아져온다.

a  무향무취의 복어회는 어패류 요리에 잘 어울리는 폰즈소스에 찍어 먹으면 개운하고 좋다.

무향무취의 복어회는 어패류 요리에 잘 어울리는 폰즈소스에 찍어 먹으면 개운하고 좋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뚝배기 복지리탕 #금수복국 #맛돌이 #복어회 #부산국제영화제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3. 3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