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도 없는 것들이" '막말'로 망가진 시립국극단

[광주시립국극단 갈등 상] '특별전형' 선발 예술감독, 자질 논란

등록 2015.09.24 19:06수정 2015.09.2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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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광주시립예술단지부의 박운종 부지부장(왼쪽)과 장호준 광주시립국극단 상임단원이 간담회가 열린 광주문화예술회관 관리동 앞에서 피켓을 든 채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광주시립예술단지부의 박운종 부지부장(왼쪽)과 장호준 광주시립국극단 상임단원이 간담회가 열린 광주문화예술회관 관리동 앞에서 피켓을 든 채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소중한

"(예술) 감독님, 저희가 그렇게 못 미더우십니까?"

2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문화예술회관 관리동 앞. 광주시립국극단의 박운종 단원의 큰 목소리가 막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김영옥 예술감독을 향해 터져 나왔다. 박 단원의 손엔 "예술감독 인사 의혹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앞서 열린 '국극단 예술감독 채용 논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 예술감독은 "(논란이 불거진 것은) 내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현재 국극단에 판소리 하는 남자가) 5명이 있는데,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 공연할 때마다 남자 주인공을 맡을 외부 소리꾼을 모셔야 할 처지"라며 단원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단원들은 예술감독 채용 과정을 믿지 못하고, 예술감독은 단원들을 믿지 못하는 상황. 그동안 광주시립국극단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3월 새로 온 예술감독, 그런데...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소중한

김 예술감독은 지난 3월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 자리에 올랐다. 전임 예술감독(윤진철)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광주광역시는 '특별전형'을 통해 김 예술감독을 신임 예술감독으로 선정했다. 앞서 광주광역시는 예술감독 공개모집 후 전형위원회를 통해 응모자 11명을 심사했으나, '적격자 없음' 판정을 내린 바 있다.

김 예술감독이 부임 직후, 일부 단원들 사이에서 자격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광주시립예술단지부의 박형진 국극단 지회장은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은 광주로 치면 광주시장인 셈인데, 그럴만한 명망이나 위상이 없는 사람이 신임 예술감독으로 와 단원들이 의문을 품었다"고 떠올렸다.


단원들은 광주광역시가 공개모집을 통해 받은 응모자 11명을 떨어뜨린 후 김 예술감독을 특별전형을 거쳐 뽑은 만큼 "단원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격과 감히 넘볼 수 없는 실력을 갖춘 사람을 기대했는데, (김 예술감독은) 이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형진 지회장은 "국악판에 꽤 몸담은 나도 (김 예술감독이) 누군지 몰라 인터넷에 검색해봤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광주시립예술단 설치 조례'는 특별전형의 대상자를 "(공개전형이 아니더라도) 국내·외에서 그 실력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광주문화예술회관 공연사업과 측은 "이는 (노조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김 예술감독은) 특별전형위원회의 저명한 위원 5명을 통해 뽑힌 공인된 예술감독"이고 "(김 예술감독의) 능력은 앞으로 공연, 단체 운영 등을 통해 2년 후 재신임 과정에서 증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막말' 논란으로...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광주시립예술단지부의 박운종 부지부장이 간담회가 열린 광주문화예술회관 관리동 앞에서 "김 예술감독 인사 의혹 규명"이라고 피켓을 든 채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광주시립예술단지부의 박운종 부지부장이 간담회가 열린 광주문화예술회관 관리동 앞에서 "김 예술감독 인사 의혹 규명"이라고 피켓을 든 채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소중한

이후 단원들이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본격적으로 예술감독의 자질을 문제 삼고 나선 이유는 '부감독 선임' 때문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지난 6월 공고를 내 국극단 부감독 1명과 반주자(타악) 1명을 뽑았다.

김 예술감독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광주문화예술회관) 관리동에서 행정상 (직제에 따라) 뽑아야 한다(고 말했고), 감독이 없을 때 대행할 부감독이 필요했다"고 주장했지만, 노조에 속한 단원들은 "(국극단) 결원 단원이 10여 명에 이르는데 이를 채우는 대신 간부(부감독)를 뽑는다는 건 우선순위와 너무 먼 결정이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광주시립예술단지부의 박운종 부지부장은 "(부감독 선임은 예술 감독 스스로) 자기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고 보좌할 사람이 필요해 무리하게 임용을 추진한 것"이라며 "이는 혈세 낭비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김용집 광주시의원도 본회의 긴급 현안질의를 통해 "1989년 이후 지금까지 공석인 국극단 부감독을 갑작스럽게 채용하려는 의도를 알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부감독 선임 문제는 김 예술감독의 폭언 논란으로 이어졌다. 장호준 광주시립국극단 수석단원이 부감독 선임을 문제 삼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자, 김 예술감독이 전화로 '실력', '학벌' 등을 거론하며 고성을 내뱉은 것. 이 전화 통화에서 김 예술감독은 "(단원들을) 밀어붙이려고 부감독을 뽑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가 (부감독 선임이라는) 뭘 잘못된 걸 밀어붙여? 어? 학벌도 제대로 안 된 것들(단원들 지칭), 이런 것들 밀어붙이려고 내가 부감독 뽑았다, 왜? 실력도 없는 것들. 아이고, 노래도 못하고, 실력도 없고, 학벌도 없고…." - 김 예술감독-장 수석단원 간 전화 통화 내용 중

이에 김 예술감독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장 수석단원이) SNS에 인사정책과 관련해 강도 높은 비난을 해 당시 흥분하여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라며 "이후 해당 단원에게 사과하고 마무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과를 했는데도) 단원이 녹음 파일을 의도적으로 방송에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예술감독의 이력, 과연 사실일까?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광주문화예술회관에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자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영옥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21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광주문화예술회관에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소중한

이번 김 예술감독을 둘러싼 국극단 내부 갈등이 결정적으로 폭발하게 된 계기는 김 예술감독의 허위 이력 논란 때문이다. 문제가 된 김 예술감독의 이력은 ▲ 여수시립국악단 예술감독 ▲ <이순신가> 집필 ▲ 무형문화재 보유자 후보 ▲ 미국 카네기홀 초청공연 ▲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등이다.

김 예술감독이 2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적극적 대응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오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리동 내빈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국극단에) 발령받았을 때 노조가 있다고 해 (중략) 아름다운 예술단체에 무슨 노조가 있나 (생각했다)"고 운을 뗀 김 예술감독은 간담회 시간 대부분을 이력 논란을 해명하는 데 사용했다. 

<오마이뉴스>는 노조 측이 문제 삼은 김 예술감독의 이력과 김 예술감독 및 광주문화예술회관 측의 해명을 기반으로 추가 취재를 해 사실 검증을 진행했다.

([광주시립국극단 갈등 하]로 이어집니다)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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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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