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상징물이 된 류신작가의 <기억을 걷는 시간>
최승희
과거 남산 주변으로 성곽 안에 있던 마을의 유래와 주민들의 삶이 잔잔하게 묻어나는 이야기로 작품들이 꾸며진 화순 성안문화마을은 남산과 화순 5일장을 이어주는 마실길, 대숲길, 올락낼락길 등 아기자기한 3가지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형물 11점, 벽화 15점, 시화 14점 등 총 40여 점이 마을 곳곳의 벽에 자연스럽게 꾸며져 있다.
화순 성안문화마을은 다른 벽화마을과는 달리 과거 마을에 방죽이 있던 시절, 성안마을의 유래 등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구전과 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작품속에 담아내 정겨움을 더한다. 특히 마을에서 방치된 폐가나 어수선한 골목을 정리정돈하면서 작가들이 특유의 아이디어를 제안해 만들어 놓은 작품들은 환경정리와 작품전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음으로써 마을사람들에겐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고 방문객들에게는 마을미술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행에게 마을작품들을 세세하게 설명해준 이재길 작가는 "성안문화마을은 마을미술 작품에 성안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주민들과 함께 참여해 특히나 보람있었던 마을미술프로젝트였다"라고 평가했다. 화순 성안문화마을은 향후 마을미술 작품들과 더불어 다양한 즐길 거리와 먹거리를 더 갖추어 명실공히 국내에서 첫 번째로 손꼽히는 최고의 예술마을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을골목을 넘어 복합예술 공간으로 '완주 삼례문화예술촌'마을미술프로젝트 중 보기 드물게 복합문화공간으로 이루어진 전북 완주의 '삼례문화예술촌'이 자리하고 있는 삼례읍은 예로부터 만경강 상류에 위치해 있어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한 만경평야의 일원을 이루는 지역으로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양곡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양곡창고였다. 이 양곡창고는 일제가 전북 곡창지대에서 수탈한 쌀을 군산항에서 일본으로 가져가려고 보관했던 곳이다.
현재 1만 1825㎡의 옛터에는 1920년대에 지어진 창고 5개 동과 1970~80년대 건축한 창고 등 모두 7개 동이 남아 있는데, 이곳을 무대로 2013년 6월에 문을 연 '삼례예술문화촌'은 이 창고를 이용해 책 박물관, 책공방아트센터, 김상림목공소, 문화카페, 디자인뮤지엄, 비주얼미디어아트미술관 등을 만들어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문화예술촌은 개관 때 창고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도 당시 쌀을 보관하던 시설이 남아 있었을 만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현재 '삼례문화예술촌'은 완주군에서 위탁받은 '삼삼예예미미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데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문화예술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는 신념 아래 작가와 대중이 함께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