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훈 순천시장.
소중한
전남 순천시가 지난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고 할 때만 해도 뒷담화가 무성했다. "지자체가 조경업체냐"는 조소부터 "신선하긴 한데 성공하겠어?" 하는 기우까지. 그러나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시쳇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자신감을 얻은 순천시민들은 정부에게 '정원'이라는 개념을 법률에 정립하도록 요구했다. 이들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9월 5일, 정부는 순천만정원을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했다.
현재 순천시는 '시민의 실질 체감 행복지수 1위 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조충훈 시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시장과 공무원이 행복하려고 노력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시민들이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순천의 힘이자 '행복지수 1위 도시'로 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시대정신은 이제 공장 몇 개 아니라 시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을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행복은 굴뚝이 있는 공장이 아니라 우리가 보전하는 생태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도심이 영원한 신도심이 아니다"라며 "한 도시 내에서도 균형발전 원칙이 서야 하는데 그것은 시민주도로 도심재생을 하는 것"이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조 시장은 "공무원들은 내 일이나 자기 부서 일이 아니면 상관을 하지 않는 잘못된 습관이 있다"라고 꼬집으며 "현대 행정은 공무원들이 창의와 협업을 실현해야 할 단계"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조 시장과의 일문일답.
- 시민들이 체감하는 행복지수 1위 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살림살이가 힘들다보니 시장, 군수들은 당선되고 나면 투자유치 하려고 눈이 벌개져서 돌아다닌다. 공장을 데려와야 일자리 생기고, 일자리가 생겨야 시민들이 행복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하다 보니 '순천에선 이건 아니다'라고 느꼈다. 내가 만약에 재벌 회장이라고 해도 그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다. 여수의 화학공장처럼 이미 다른 도시들이 공업화 도시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상태에서 용을 써봤자 공업도시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순천은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이 깊어졌다. 시대정신은 공장 몇 개 아니라 이제는 시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디로부터 갈 것인가. 우리 순천이 그나마 내세울 만한 것이 무엇인가, 생태와 자연이다. 시민들이 나서서 시내를 흐르는 동천부터 살리기 시작했다. 동천을 살리다보니 순천만이 보였다. 어마어마한 보물을 발견한 것이다, 순천만을 가꿨다. 1년에 10만 명 올까 말까 하던 여행객들이 1년에 50만 명, 100만명, 3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걸 보면서 시민들이 즐거워하기 시작했고 더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왜 행복한가?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굴뚝이 있는 공장이 아니라 우리가 보전하는 생태에 있고 거기서 행복을 찾자고 시민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장과 공무원이 프로그램 만들어서 행복한 게 아니다. 시민들이 행복하려고 노력한다. 그게 순천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