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이완구 "비타500은 애초에 없었다"

[이완구 1차 공판] 검찰, 성완종-이완구 만난 정황 제시

등록 2015.10.02 21:07수정 2015.10.0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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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향하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법정 향하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재판장에게 모두 발언의 기회를 얻었다. 피고인석에서 일어선 이 전 총리는 종이에 직접 써온 글을 읽었다. 자신이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는 결백하다는 내용이었다.

"충격을 주는 것은 성 전 회장이 '비타 500' 상자에 3000만 원을 담아 건넸다는 거짓 인터뷰를 국민이 사실로 믿게 됐고, 패러디물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기록 2700여 쪽 어디에도 문제의 비타500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탁 트인 선거사무실에서 금품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상식적으로 어느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칩거 140일만에 모습 드러내다

법정 향하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법정 향하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연합뉴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장준현 재판장)는 2일 이 전 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열린 세 차례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 의무가 없어 나타나지 않았던 이완구 전 총리가 이 자리에는 나타났다. 지난 5월 14일 서울중앙지검 소환 조사를 받은 지 140일 만에 공개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난 이 전 총리는 '칩거 기간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사건 당일 성 전 회장을 만났는지를 묻는 말에는 "법정에서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법정에는 지지자 30여 명이 이 전 총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악수를 했다. 이 전 총리는 변호인에게 증인 신문 내용을 적어주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다.

모두 발언에서 이 전 총리는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질책했고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검찰은 사회악을 척결해야 하는 책무와 함께 실체적 진실을 지키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엄중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재판장님의 현명한 판단으로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오후 5시께 충남 부여군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관련기사: 검찰, 노건평 잡고 '친박 핵심' 다 놔줬다).

검찰, 성완종-이완구 만난 정황 증거 제시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비서들의 당일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성 전 회장 일정표를 제시했다. 두 증거를 통해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을 만났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이 제시한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당시 9명의 비서진이 참가했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의 지시 사항과 일거수일투족을 대화방에 공유했다. 당일 내용에는 오전 11시경 성 전 회장이 서울 경남기업 본사를 떠나 충남도청 개소식으로 출발한 것과, 오후 2시경 충남도청에서 다시 충남 부여의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로 출발한 것이 나와 있다. 또 성 전 회장이 다시 서울로 출발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그날 일정표에도 오후 2시 충남도청 개소식 참석과 오후 4시 30분 이 전 총리 선거사무소 방문 일정이 표시돼 있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성 전 회장의 비서진이었던 임아무개씨와 남궁아무개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임씨와 남궁씨는 당시 성 전 회장의 일정표를 작성했으며 카카오톡 대화방에 참여했던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에게 3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지난 2013년 4월 4일에 성 전 회장을 직접 수행하지는 않았다.

임씨는 "일정표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상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 사무실에 방문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두 사람이 직접 만났다는 것을 전해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조작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증거 채택에는 반대하고 있다. 또 성 전 회장 방문이 곧 3000만 원 수수라는 공소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달 27일로 예정된 2차 공판에는 2013년 4월 4일, 성 전 회장을 직접 수행했던 운전사 여아무개씨와 수행비서 금아무개씨, 이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의 증인 신문으로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이완구 전 총리 #성완종 회장 #비타500 #성완종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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