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도주한 지 16년 만에 23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모(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이날 이태원 살인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검찰 측은 패터슨이 진범이라고 몰아세웠고 패터슨 측은 "범인은 (함께 현장에 있던)에드워드 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이 열린 417호 법정은 기자들과 방청객 1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의 부모와 패터슨과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도 법정에 왔다. 리의 아버지는 재판 시작 전 기자들에게 "지금도 살인을 안 했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 패터슨은 나쁜 사람"이라며 "이번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의 아버지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두 사람 모두, 살인범"이라며 원망했다. 이어 그는 "이 사건 때문에 집안이 망하고 지난 18년 동안 매일 술 먹고 다녔다"면서 "(이번 재판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터슨은 지난 1997년, 4월 3일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중필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엔 리가 단독 살인범으로 기소됐으나 대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유죄 취지의 1, 2심 선고를 뒤집은 결과였다.
당시 패터슨은 흉기소지 등의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가 1998년 사면됐다. 그리고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갔다. 검찰은 재수사를 통해 패터슨을 살인혐의로 기소했고, 지난달 23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동기 없는 살인, 마약한 리가 진범" vs. "'피투성이' 패터슨이 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