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장뜬장은 배설물이 철망 사이를 통과하게 돼있다. 사육장 청소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개식용 농장에서 흔히 사용된다.
케어
한국동물혈액은행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김희영 한국동물혈액은행 대표수의사를 인터뷰했다. 지난 6일 서면 인터뷰를 보냈고 7일 답변을 받았다.
- 현재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사육중인 공혈견은 모두 몇 마리인가?"약 300마리다. 이 중 8살을 초과하여 공혈 임무가 끝난 52마리 개들은 혈액 공여를 하지 않고 기초적인 사육으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약 50마리의 개들은 예비 공혈견으로서 채혈 전이거나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따라서 200마리의 공혈견이 실질적인 공여 역할을 하고 있다."
- 개들을 뜬장에서 사육하는 것은 동물복지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한 한국동물혈액은행의 입장을 알고 싶다."미국 농림부의 동물복지규약에는 개·고양이를 철망 바닥(뜬장)에서 사육하는 것에 관한 여러 가지 규정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바닥에 철망을 사용할 경우 발이 빠지지 않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뜬장에서 기르는 것이 동물복지에 위배된다는 것은 이러한 규정을 바탕으로 했을 때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한국동물혈액은행은 공혈견의 다리는 빠지지 않고 배설물만 통과시키는 촘촘한 철망 형태를 취하고 있어 미국 농림부 동물복지규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한국동물혈액은행의 공혈견들에게는 정기적으로 넓은 공간이나 사육장 바깥에서 운동을 할 기회가 주어지는가, 아니면 일상적으로 뜬장에 가둬두는가?"미국 농림부 동물복지규약에는 개가 자유롭게 활동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최소 사육장 크기가 규정돼 있다. 가령 90㎝의 체구(코끝에서 항문까지의 측면 길이)를 가진 동물은 90㎝×90㎝=8100㎠의 바닥면적을 필요로 한다.
한국동물혈액은행의 공혈견 중 90㎝의 체구를 가진 동물은 100㎝×120㎝ = 12000㎠의 사육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는 미국 농림부 동물복지규약이 정한 것보다 약 1.5배 크기로 동물복지규정에 부합한다. 이전 뉴스에서 제기된 것과 달리, 이는 공혈견의 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크기다.
한편 미국 농림부 동물복지규약은 뜬장에 생활하는 개를 위해 특별히 운동 기간을 정해놓지 않았다. 다만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는 공혈견을 채혈 후 15-20분 정도 운동하거나 걷게 한다."
- 녹조가 낀 채로 식수가 방치돼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것은 위생상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귀사의 입장이나 개선방안은 무엇인가?"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는 모든 식기를 매일 청소하도록 돼있다. 식수에 녹조가 껴있다는 뉴스를 뉴질랜드 출장 중 접하고 나 역시 매우 놀랐다. 이에 대해 해명에 앞서 사과를 드린다.
공혈견에게 공급하는 물로 지하수와 산에서 내려오는 물 두 가지를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하루 이틀이 지나면 그릇에 녹조가 생긴다. 청결을 위해 그릇을 원칙대로 1일 1회 청소할 것이다. 또한 고성군청 환경과에 주기적인 수질 검사를 요청해뒀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 한국동물혈액은행은 공혈견들에게 닭 부산물과 잔반을 재활용한 음식물을 먹이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닭 부산물과 음식물은 어디서 공급받고 있나?"군부대 음식물을 이용한다. 군부대 음식물은 일반 식당 음식물과 달리 염도 농도가 개에게 추천되는 일일 소금양인 1% 이하로 잘 유지되는 편이다. 음식물이 습식 사료화(음식물 수거 후 30분 동안 끓이는 과정)된 후에는 수분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건조 사료를 섞어서 공급한다."
- 닭 부산물과 음식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쓰레기로 버려질 것들을 사용한다는 차원에서 이로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 도시에서 반려견에게 이런 것을 먹이는 가정은 거의 없다. 이런 방식은 동물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는 개식용 농장에서나 일반적인 관행으로 알고 있다."우리도 초기에는 일반 사육농가와 달리 전면 사료를 이용하여 급식했다. 그러나 체중감소와 저단백혈증이 발생하여 습식 사료화한 음식물을 급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동물복지 측면과 오늘날 사료가 상당히 고급화된 점을 고려하여 급여 방식을 전환하려고 한다."
- 닭 부산물과 음식물 재활용은 공혈견에게 위생문제와 더불어 영양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가령 사람이 먹는 음식은 염분이 많아서 개에게 좋지 않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한국동물혈액은행의 입장은?"동물혈액은행의 공혈견은 건강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 만약 음식물 급여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면 초창기에 공혈견으로 활약하여 은퇴한 13살 공혈견이 동물혈액은행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정의 음식물이 개에게 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점은 염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음식물을 수거하여 30분 동안 끓이는 과정을 거친 후 염도를 측정한다. 염도가 1% 이상인 경우 건조 사료와 수분을 첨가하여 1% 이하로 맞춰 급여를 해왔다.
이런 방법에서 동물의 건강상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동물복지의 측면에서 사료 등을 급여하는 방법으로 전환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