뿡뿡 방귀 뀌는 물고기, 낚시꾼들은 안다

아이들과 떠난 바다 낚시... 백조기가 풍년입니다

등록 2015.10.15 11:50수정 2015.10.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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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구치라 불리는 백조기 회맛은 다금바리 못지않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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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잡아올리고 있는 가운데 찍은 백조기의 모습 ⓒ 심명남


뿡! 뿡! 뿡!


바로 낚아 올린 물고기들이 연신 울어댄다. 이 소리를 들은 아이들이 처음엔 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 아우성 댔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 것을 바로 알아챘다. 낚시꾼이면 벌써 눈치 챘을 이 소리. 바로 백조기가 울어대는 소리다.

가을은 역시 풍성함의 계절이다. 지금부터 지난 선상 낚시의 그 풍성함을 함께 나누고 싶다. 연휴를 맞아 친척들과 고향에 내려갔다. 시골 할머니 집에 온 아이들이 배 낚시 한 번 해달라고 하도 졸라 고향 앞바다로 나갔다. 솔직히 처음엔 백조기가 물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안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큰 조과를 올렸다.

보구치 낚시에 푹 빠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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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기와 보리밀을 동시에 낚아 올린 아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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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기를 낚아 올린 민석 ⓒ 심명남


백조기를 '보구치'라 불린다. 몸길이가 30cm가량인 민어과의 바닷물고기다. 생김새가 참조기와 비슷하나 아가미 뚜껑에 크고 검은 반점이 있다. 등은 회갈색이며 배는 은백색이다. 부레를 이용하여 '북북' 소리를 낸다.

청개비를 끼운 손낚시를 바닥까지 내리자마자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환호성이 터졌다. 역시 예감이 적중했다. 때 아닌 백조기떼를 만난 아이들은 연신 즐거움에 빠졌다. 낚시를 드리우자마자 물어대는 백조기의 입질 탓에 걸리적 거리는 구명재킷을 잠시 벗어 던지고 본격적인 낚시 모드에 돌입했다.


이날 아이들은 한 시간 만에 한 양동이를 채웠다. 아이들이 잡아 올린 백조기를 처치하느라 어른들은 낚시할 시간이 없다. 선상 낚시에서 아이들이 6마리씩은 기본으로 잡았다. 오늘의 최다상은 8마리를 낚아 올린 세빈이었다.

백조기 낚시를 '생활낚시'라 부른다. 전문 낚시꾼들만 즐기는 낚시가 아닌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낚시라는 의미란다. 3초 낚시라고 불리는 백조기 낚시는 미끼를 물에 넣고 3초를 세면 입질을 한다고 해서 그런 별칭이 붙여졌단다. 손에 땀이 날정도로 3초 낚시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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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기를 낚아올린 현규가 좋아하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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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기를 낚아 올린 혜윤이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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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기 낚시에서 가장 많은 8마리를 낚아 올린 세빈이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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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낚아 올린 백조기를 보조하는 부자의 모습 ⓒ 심명남


조기(助氣)란 사람에게 기를 북돋워 주는 효험이 있다고 해서 유래된 말이다. 동의보감에는 국을 끊여서 먹으면 식욕을 돋우고 소화가 잘 되며 기를 보한다고 기술돼 있다. 흰살 생선인 조기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어서 맛이 담백하다. 하지만 참조기에 비해 백조기는 천대받는 생선이다. 참조기 맛을 생각하고 요리를 하면 그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안다면 하수다. 백조기의 진미는 '회맛'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전문조사들은 백조기 생선회 맛을 다금바리와 비교하며 그 감칠맛에 감탄한다. 그래서 한번 회를 뜨면 식감을 돋우는 맛에 빠져 꼭 두세 번은 더 썰어 먹어야 자리를 뜨니 가히 백조기 맛의 깊이를 실감케 한다. 아이들이 잡아 올린 백기기로 온가족의 입맛이 즐거운 하루였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선상낚시 #보구치 #백조기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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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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