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청이 작성한 신불산케이블카 설치 범시민 서명운동 협조 추진계획. 북구청은 이 서명운동에 따른 부서장 회의를 지난 1일 본청 부서장 11명 및 동사무장 8명 등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석철
울산 북구청이 지난 1일 자로 작성한 '케이블카 찬성 서명운동 추진계획'에는 참고사항으로 "자생단체 및 주민의 자발적인 서명 참여 유도"를 주문했다. 특히 "외형적으로 행정기관과 무관"하게 하라는 내용까지 적었다.
대책위는 "북구청뿐 아니라 (울산) 5개 구 군이 이와 같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서명작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부서별 회의까지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제보한 울산 남구 신정1동 한 주민은 "최근 주민센터를 찾아 민원을 처리하던 중 공무원으로부터 서명을 강요받았다"고 했다. 또한 울주군은 일부 이장이 직접 행사장에서 서명을 강요했고, 울주군 선바위도서관 측은 "행정기관의 지시로 서명을 받고 있다"며 시인했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특히 지침 자료가 나온 북구의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가정어린이집 연합회를 통해 행정기관에서 강요받아 서명해서 보냈다"고 제보했다. 대책위는 "다른 구청이나 주민센터, 도서관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신불산 케이블카 추진과정은 가이드라인 위반, 식생 조사 날조, 경제성 조작에 이어 관권으로 여론을 조작하기에 이르렀다"며 "애당초 합리적 절차에 의해서는 추진되기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에 찬성여론을 조작해 울주지역 경제발전의 숙원사업인 것처럼 포장하면서 시민들을 속이고, 환경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책위는 "공문에는 '외형적으로는 행정기관과 무관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어처구니없는 행정집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공권력에 기대 시민여론을 조작하려고 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범시민 추진위원회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케이블카 설치추진 서명의 진정성과 신뢰성이 떨어졌기에 설치촉구에 서명이 55만이던 100만 명이던 서명작업은 무효"라며 "아무런 의미도 효력도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은 설치추진위원회 뒤에서 여론조작과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펼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자료를 내놓고 공론화 작업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북구청 측은 1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신불산 케이블카를 찬성하는 범시민 추진위에서 협조요청이 와서 내부적으로 도와주자는 의미로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공영사업에 시민들로 구성된 추진위가 하는 요청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울산광역시 담당 부서는 언론을 통해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울산시와 울주군의 공공개발로 추진되다 보니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설치 추진위에서 울산시와 구·군에 서명운동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 검토한 일은 있다"며 "하지만 내부 업무보고 자료 외에 공문을 산하 기관에 보내 동원한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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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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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청 '케이블카 서명운동' 행정기관 동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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