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정자시장 가득 메운 경품 행사장
김민규
지난 14일 오후 수원 정자시장 한 매장 앞에 족히 100명은 넘는 시민들이 몰려 있었다. 다름 아닌 경품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었다. 이 매장은 지난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구매자 전원에게 경품 응모권을 지급했다. 이날이 바로 응모권 추첨일이라 많은 시민들이 정자시장을 찾았다.
오후 7시 정각에 경품행사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환호와 농담 섞인 불평에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경품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자시장 골목 일부에서는 차량통행이 원활하지 못했지만 큰 불편없이 마무리됐다.
경품 행사를 진행한 매장에서도 사전에 주변 상인들에게 협조와 양해를 부탁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오히려 경품 응모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인근 상인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비록 경품은 받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도 행사는 재미있게 즐겼다.
일부 참가자, 응모권 수십 장 있어 이날 정자시장 한 매장에서 열린 경품행사에는 모두의 관심을 받는 사람이 있었다. 흰 종이에 수십 개의 숫자를 적어온 사람이었다. 그 종이에 적혀 있는 숫자는 바로 응모권 숫자였다. 응모권이 수십 장에 달해 현장에서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종이 한 장에 순서대로 적어온 것이다. 주변에 일부 사람들은 "조작한 게 아니냐"며 농담 섞인 음모론을 제기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경품은 라면부터 TV,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빈 손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일부 참가자는 2개 이상의 경품을 가져가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매장 주인은 "매년 이 같은 행사를 열었지만 올해는 더 관심이 높았다"며 "내년에도 행사를 열 계획이다"고 밝혀 내년을 기대하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블랙 프라이데이' 겹쳐 효과 있어 정자시장 한 매장에서 열린 경품행사가 이 같이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던것은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블랙 프라이데이'와 기간이 겹쳤기 때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메르스로 침체된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추석 연휴 이후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진작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됐다. 정자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도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동참했다.
정자시장에서는 대폭 할인 행사 이외에도 일정액 이상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온누리 상품권 등을 지급했다. 이에 평소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도 큰 부담 없이 양질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날 경품행사를 연 매장에서도 대박을 칠 수 있던 이유가 블랙 프라이데이로 많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로 일단 힘들었던 전통시장도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혜는 백화점이 입었다는 분석도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시장의 경쟁력 자체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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