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1시께' 공영방송 이사의 혐오 차별 선동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인권단체 관계자들과 언론 시민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더러운 좌파로 분리수거된 느낌이었다. 실명이 공개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날 욕할까, 위축되기도 했다. 이게 그들의 전형적인 방법이겠구나 생각했다."29일 오전 11시께 서울 중구 동양빌딩에서 열린 토론회 '공영방송 이사의 혐오 차별 선동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발언자로 나선 곽이경 민주노총 협력부장의 말이다. 곽이경 부장은 조우석 이사가 지난 8일 거론한 성소수자 활동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거꾸로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비참함을 해결하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이 마녀 사냥 당하는 세상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이주영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전문위원,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등 언론 및 인권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주영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국제인권법과 캐나다 대법원 형법을 소개하면서 "특정 집단을 열등한 집단으로 묘사하거나 범죄자 혹은 병리적 집단 등으로 모는 등의 증오 선동은 대상 집단의 구성원에게 극도의 모멸감 등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고 민주적 공론의 장에 참여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조우석 이사가 공영방송인 KBS 이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방송법 5조에 방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해야할 공적 책임"이 있다고 적시했다면서 "성소수자에 공공연히 증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이가 공영방송 이사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박진 활동가는 "조 이사가 좌파를 세 가지로 분류했던데, 저는 이렇게 분류하고 싶다"면서 "눈치보며 충성스러운 인사, 신념에 찬 충성스러운 인사, 더러운 입놀림을 가진 충성스런 인사"라고 말했다.
덧붙여 박근혜 정부 이후 '말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이 사라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당시 떠돌았던 거짓 유언비어를 언급하면서 "거짓을 유포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결과, 한 번 입을 놀려도 충성심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학습 효과가 생겼다"며 "조우석 이사의 사례를 단지 한 사례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명확히 책임을 물어 바로잡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우석 이사 "국가인권위 보도준칙 있지만 무시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