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갔다 온 성탄씨는 다시 처음부터 커피를 배웠다.
매거진군산 진정석
2012년, 성탄씨는 장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군산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과도 잘 지냈다. 그는 학교 끝나면, 양푼 빙수로 유명한 한 카페로 출근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이 해주는 커피 감별사 수업도 들었다. 커피만 알고 지내던 성탄씨는 음료의 세계에 눈을 떴다. 매력 있었다. 스스로 개발해 보고 싶었다.
1학년 1학기를 마친 성탄씨는 해병대에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맞는 첫날밤은 수련회 온 기분, 들떴단다. 그 기분은 24시간도 못 가서 깨졌다. 수도꼭지에서 몸을 씻고, 짧은 시간에 군장을 갖추는 게 어려웠다. 그러나 곧 군대 생활은 재미있어졌다. 안 하던 독서까지 했다.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와 <두근두근 내 인생>은 세 번씩 읽었다. 글 읽는 맛을 알았다.
"지난해 3월에 제대하고 바로 일했어요. 군대 가기 전까지 일했던 카페의 사장님이 저보고 오라고 했어요. 프랜차이즈로 치면, 점장으로 일하라고요. 월요일만 쉬고, 하루 12시간씩 일했어요. 재밌었죠. 어차피 군대 갔다 왔으니까 커피도 다시 기초부터 배웠어요. 새로웠어요. 그때 같이 커피 공부하는 사람들 중에 우성열 형이 있었어요. 지금 동업하는 형이요." 성탄씨는 항상 '서른 전에 내 가게를 갖자'는 생각을 해왔다. 장사를 통해 많은 경험을 하면서 돈을 모으고,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장소를 만나서, '나만의 가게'를 열고 싶었다. 그런데 예상은 빗나갔다. 우성열씨와 자주 얘기를 하면서 성탄씨의 계획은 앞당겨졌다. 올해 여름, '플레이 카페 고우'를 꾸려나가는 사람이 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성탄씨는 창업 준비를 했다. 성열씨와 함께. 둘이 동업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말렸다. 더구나 두 사람의 나이는 열다섯 차이. "아휴, 세대 차이 나" 할 만큼 세월의 장벽이 있을 터. 그래도 둘은 밀고나갔다. 말이 잘 통했다. 각자 일을 하면서도 몇 달간 가게 터를 보러 다니고, 가게의 콘셉트, 디자인, 방향을 의논했다.
상권 좋은 데는 보증금만 해도 1억 원이 넘었다. 임대료가 저렴한 곳, 군산시민과 관광객을 동시에 끌어 모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곳은 구시가의 골목 안, 10년 째 비어있는 건물이었다. 두 사람은 인테리어 설계를 직접 해서 공사하는 사람들에게 맡겼다. 건물 실내를 뜯어냈는데 구조물이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
열다섯 살 차이 나는 두 사장님... "이야기 하면 길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