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코네티켓주 모히간선 카지노호텔에서 일할 때 인혜씨. 같이 사진 찍은 사람들은 스타 셰프라고 한다.
김인혜
호텔 주방에서는 인턴, 쿡, 마스터 쿡, 마스터 셰프, 수 셰프, 레스토랑 셰프로 진급한다. 워킹 비자 끝나고 영주권을 받은 인혜씨는 '쿡'이 되었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페이도 점점 높아졌다. '마스터 쿡'이 되고부터는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 교육도 맡아서 했다. 그렇게 호텔 주방에서 7년간 일했는데 더 이상의 직급을 안 줬다.
어린 인혜의 꿈은 호텔 총주방장. 부모님은 군산시 영화동에서 족발 집을 했다. 그녀는 가게 나가서 일을 돕는 게 재미있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땄다. 공부도 잘 해서 대전 우송대 외식조리학과에 들어갔다. 전공 책에 나오는 조리 용어는 모두 영어, 수업도 영어로 했다. 인혜씨는 요리와 영어를 동시에 열심히 했다.
"아침식사, 점심식사, 저녁 식사를 따로 15주씩 배워요. 몸에 익히려고 아침식사 때는 새벽 5시에 등교해요. 아침식사 내는 시간에 맞춰야 하니까요. 학교에 레스토랑이 따로 있어요. 호텔 조식 느낌으로 다른 과 친구들한테 대접해요. 점심식사는 베이직 스킬, 칼질부터 배우고요. 중식, 일식, 제과제빵, 궁중음식도 배워요. 깊고 다양하게 음식을 배우는 거예요." 대학 2학년 때, 인혜씨는 '서울 국제 요리대회'에 몹시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팀을 꾸렸다. 차가운 요리는 수십 가지, 더운 요리는 세 코스로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없던 요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책을 많이 찾아봤다. 원래 있는 요리에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세 달 동안 연습했다. 시간도 많이 들고, 음식 재료 사느라 돈도 많이 들었다.
차가운 요리는 대회 전날에 미리 만든다. 반짝이게 젤라틴 처리를 해서 요리대회 당일에는 전시만 한다. 더운 요리는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를 대회 장소에서 만든다. 심사위원의 심사도 받고, 현장에서 판매도 한다. 꼭 참가해보고 싶었던 요리대회, 인혜씨는 상까지 받았다.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