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경북대네트워크' 학생들이 3일 낮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화 확정고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조정훈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하는 고시를 발표하자 대학생들이 뿔났다. 대구와 경북지역 대학생들은 국정화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1인시위에 나서는 등 국정화 강행을 규탄하고 나섰다.
경북대 총학생회와 연대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경북대네트워크>는 3일 낮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정화가 철회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중근 의사의 손 그림에 '거부한다'는 글을 쓴 종이를 들고 기자회견을 가진 학생들은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은데도 정부가 강압적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려 한다며 군부독재 정권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국정교과서 고시를 철회하라'는 시국선언문과 '정부의 한국사 국정화 확정고시 강행을 규탄하고 국정화가 철회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정부는 지난 2일까지 국민의견 수렴기간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지만 역사학도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의견수렴 기간에 더 강압적인 태도로 국정화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정부가 헌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국정 역사교과서는 헌법을 무시할 뿐 아니라 역사 연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들은 "조선의 왕도 사관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았기에 '조선왕조실록'을 만들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 정부는 올바른 역사책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역사학과 교육학을 침해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절대 만들지 못하며 편향된 시각의 역사관을 만들어줄 것"이라며 "역사 기록은 역사학자에게 맡기고 교육은 오직 교사에게 맡겨 이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