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항공사의 이집트 운항 중단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BBC
러시아가 자국 항공사들의 이집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집트 시나이반도 추락 사고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질 때까지 모든 러시아 여객기의 이집트 운항을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이집트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가 기체 결함 사고가 아닌 폭탄 테러를 당했다는 미국과 영국 정부의 자체 조사에 사실상 동의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푸틴 대통령에 자국 항공사의 이집트 운항 중단을 건의했고, 이번 조치는 사고가 발생한 샤름엘셰이크 노선은 물론이고 이집트 전역을 오가는 모든 노선에 해당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수석은 "푸틴 대통령이 연방보안국의 건의를 수용했다"라며 "현재 이집트에 머무는 러시아 국민들이 별도로 귀국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이집트 시나이반도 산악지역에 추락해 탑승자 224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고 직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이집트 지부가 자신들이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와 이집트는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하며 기체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정보 당국이 자체 조사 결과 폭탄 테러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고,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영국 테러분석센터가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한 IS 조직원들의 교신 내용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외국인 관광객 발길 '뚝'... 이집트 경제 '휘청'
러시아는 이번 조치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페스코프 공보수석은 "러시아 여객기 운항 금지가 이번 사건의 테러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테러를 증명할 분명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가설도 우세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여객기의 운항 금지 조치로 이집트의 최대 외화 수입원인 관광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 이집트를 찾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러시아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지난해 이집트를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300만여 명으로 이집트의 외국인 관광객으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사고 여객기가 출발한 샤름엘셰이크는 홍해의 경치와 온화한 날씨로 유명한 이집트 최대 휴양지다.
최근 정치적 불안으로 관광산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도 자국민의 이집트 여행 자제령을 내리면서 관광 수익 폭락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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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객기 이집트 운항 전면 중단, 테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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