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엄마들은 숱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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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아 검사 전 선행해야 할 것은 '이것'사실, 검사 여부를 떠나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내 아이가 기형아일 경우'에 대한 마음의 준비입니다. 현행법상 기형아라고 인위적인 유산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내 아이가 기형이든 아니든 나는 무조건 아이를 낳을 것이다'라는 확고한 결심을 갖고 있는 산모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 무방비 상태에서 기형아 검사를 시행하게 되고, 태아가 기형아일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산모로 분류되면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거죠.
'아이가 다운증후군이어도 낳겠다'는 신념을 가진 산모라면 '선별 검사'라고 불리는 트리플, 쿼드, 인테그레이티드 검사(각각의 검사는 산모 혈액을 채취해 기형아 위험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정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같은 성질의 검사다. 선별 검사 중 하나를 택해 시행하면 된다. 보건소에서 트리플 검사를 무료로 해주는 곳도 있다)는 무의미한 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태아가 다운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신경관결손증 등이 있을 가능성'을 계산하는 검사이기 때문입니다. '1/471의 확률, 1/890의 확률'로 결과가 나오지, '기형이 있다 없다'를 확진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단계별 검사 |
* 혈액 검사 (검사 시기 14~20주)
트리플 검사 : 산모 혈액에서 3가지 표지자를 측정해 신경관결손, 다운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을 선별하는 검사. 정확도 70%. 쿼드 검사 : 트리플 검사에서 한 가지 물질을 추가로 검사해 정확도를 높인 검사. 정확도 80%. 인테그레이티드 검사 : 쿼드 검사 + 태아 초음파 검사(목덜미 투명대 검사) 소견을 통합해서 결과를 산출하는 선별검사. 정확도 94~96%.
* 염색체 검사
융모막 검사 : 복부 또는 자궁경관을 통해 태반 조직을 채취해 염색체를 분석하는 방법. 임신 10~13주 사이에 실시. 정확도 98~99%. 양수 검사 : 산모 복부에 바늘을 넣어 양수를 채취한 후, 태아 염색체를 분석하는 방법. 임신 15~20주 사이에 실시. 정확도 99%.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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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선 산부인과에서는 모든 산모에게 선별검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서울의 한 종합병원 산부인과 전공의의 설명입니다.
"기형이 있는 아이들 가운데 심각한 문제가 있어 예정일보다 일찍 수술을 해 아이를 꺼내고 곧장 추가적인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태아 생존율을 높이고 아이가 최대한 장애를 덜 가지게 할 의학적 준비를 하기위해 선별・확진 검사를 하는 거다. 조기에 병을 발견해 생존율을 높이고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건강검진을 하듯, 기형아 선별 검사도 마찬가지다."
즉, 아이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조처라는 설명입니다. 그럼 처음부터 기형아 여부를 확진할 수 있는 검사(양수검사 등)를 하면 되지 않나 싶으실 텐데요.
이 검사는 산모 피만 뽑으면 되는 선별 검사와 달리 산모 배에 바늘을 꽂아서 시행하는 침습 검사입니다. 선별검사에 비해 비용도 상당히 높고, 부작용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1차로 스크리닝(선별)해 그 다음 단계인 진단(확진) 검사를 할지 결정하게 되는 겁니다.
한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선별 검사를 하지 않는 추세라고 합니다. 법적으로 유산이 금지돼 있기도 하지만, 초음파로 정밀하게 보니 그걸로 기형아 여부를 판별하면 된다는 거죠.
영국 역시 모든 산모에게 기형아 검사를 실시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 산부인과협회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우리나라는 선별검사를 하는 게 맞다는 입장입니다. 또 '아기 그림자'를 보는 초음파로는 100% 잡아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고 하네요.
다운증후군 고위험군 산모, 양수 검사 꼭 해야 할까?선별 검사를 마친 후 산모들은 아이가 기형아일 확률이 담긴 수치를 통보받게 됩니다. 여기서 기형아일 확률이 1/270 이하면 고위험군 산모로 분류됩니다.
고위험군 산모로 통보받은 임신부들은 '내 아이가 기형아일까'라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선별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왔다고 해도 그것이 태아 염색체 이상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태아 염색체에 이상이 있을 확률이 저위험군보다 조금 더 높다는 뜻입니다(선별검사와 진단검사는 기본적으로 '염색체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3개여서 발생하는 기형이고 에드워드증후군은 18번 염색체가 3개여서 발생하게 됩니다).
고위험군 산모는 여기서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선별 검사 다음 단계, 확진 검사인 양수검사(태아의 조직과 DNA가 포함돼 있는 산모의 양수를 채취해 유전적 이상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꼭 받아야 할까?'입니다.
산부인과에서는 고위험군 산모에게 양수검사를 권하고 있는데요. 선별검사를 하지 않아도 양수검사를 권고 받는 대상이 있으니, 바로 만 35세 이상 산모입니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다운증후군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출산할 때 산모의 나이가 25세이면 다운증후군일 가능성이 1/3000, 35세이면 1/365, 45세일 때에는 1/3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 서울대학병원 건강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