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요리 탕수육, 일본에서는 뭐라고 하지?

등록 2015.11.15 09:53수정 2015.11.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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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 오징어 다리를 매운 고추와 산초를 섞어서 볶았습니다. 오른쪽 사진이 탕수육입니다. ⓒ 박현국


12일 저녁 학생 두 명과 학교 근처 중화요리 음식점(교토 후시미, 봉린,鳳麟)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두 명 모두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로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한 지 모두 5년 이상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먹는 중국 먹거리 가운데 가장 입맛에 맞는 것으로 마음대로 주문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중국 먹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먹을 수 있습니다. 먹는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맛이 현지화 되어 본디 중국 먹거리가 지닌 맛이나 향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에게 음식 주문하라 하고 중국 사람으로서 가장 중국 입맛에 맞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학생들의 입맛은 우리 입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단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켰습니다. 일본 사람이 섞여 있다면 일본 사람에게 확인하거나 물은 뒤 주문했을 법한 먹거리도 있었습니다. 유학생이 주문한 먹거리는 탕수육이었습니다. 자취방에 혼자 살면 튀김요리를 하기 어려우니까요 .

탕수육은 주로 돼지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서 생강이나 후추로 간을 한 다음 달걀 흰자나 전분을 반죽하여 옷을 입혀서 기름에 튀깁니다. 그리고 설탕, 간장, 식초, 파인애플, 피망 따위에 녹말가루를 풀어서 끓인 소스를 튀김에 부어서 먹습니다.

탕수육은 일본에도 중국 먹거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을 일본에서는 스부다(酢豚)라고 합니다. 식초를 뜻하는 초(酢)에 돼지고기를 뜻하는 돈(豚) 자가 들어있습니다. 원래 만든 재료와 식초 소스의 신맛을 덧붙여서 만든 이름입니다.

일본에 있는 중국 식당에서 먹는 감자와 가지 볶음(왼쪽 사진)과 닭고기입니다. 원래 중국에서는 닭고기를 피스타치오와 섞어서 볶는데 이곳에서는 땅콩과 섞어서 볶았습니다. ⓒ 박현국


탕수육은 중국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咕嚕肉, 甜酸肉, 甜酸汁). 탕수육은 중국 남쪽 광둥 성 부근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광둥 성 부근에서는 탕수육을 주로 당초배골(糖酢排骨)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한자 뜻으로 보아서 뼈를 없애고 달고 신맛이 나는 먹거리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영어권에서는 탕수육을 스위트 엔 소스 포크(sweet and sour pork)라고 합니다.


일본에 있는 중국 식당에서 파는 야키소바는 메밀로 만든 것이 아니고 밀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야키소바는 볶음 메밀국수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중국 식당에 있는 야키소바는 밀가루로 만든 면을 볶아서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차림표에 쓰인 야키소바라는 말을 보고 메밀국수라고 생각하면 잘못입니다. 일본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일본 사람들이 소바라는 뜻의 메밀국수에 친근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중국 유학생들과 매운 중국 먹거리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를 맛보았습니다. 역시 일본에서 먹는 중국 먹거리는 단 맛이 강합니다. 아마도 일본 사람들 입맛이 단 맛에 길들여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볶음밥과 야키소바입니다. 볶음밥은 일본에서 차완이라고 합니다. 야키소바는 말 그대로 볶음 메밀국수가 아니고 밀가루로 만들었습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중국 먹거리 #탕수육 #야키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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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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