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전환" 탈핵 순례길 풍경

[현장] 탈핵 운동 순례에 천주교 신부 40여 명과 시민, 일본인도 동참

등록 2015.11.30 13:29수정 2015.11.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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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역사박물관역 앞 등을 지나면서 홍보활동 이들의 홍보 활동에 많은 시민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 김광철


'핵은 싫어요, 해님이 좋아요'라는 피켓을 들고 서울시민들에게 조용히 호소하는 발걸음이 있었다.

지난 28일 오후 천주교 예수회 조현철 신부(서강대 교수)가 앞장섰다. 조 신부와 서울과 경기·인천 등지에서 활동하는 신부·수녀 등 40여 명은 광화문 비각에서 출발하여 종로와 청계천 길 순례에 나섰다. 제4차 '탈핵희망 서울길 순례'를 주관한 천주교 예수회 소속 신부와 수녀들이 중심이 되어 시민들의 탈핵 운동 동참을 묵언으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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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수녀들이 나선 탈핵 호소 조현철 신부 등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 40여 명의 신부와 수녀들이 나섰다. 이들은 핵발전 대신 자연에너지로 대체할 것을 묵언으로 호소하였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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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흉상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탈핵희망 순례단은 전태일 열사 흉상 앞에서 잠시 머무르고, 전태일의 노동해방 정신과 탈핵 운동을 연결하기도 했다. ⓒ 김광철


이들이 시민들에게 나누어준 홍보물에 의하면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지금 세계는 탈핵, 자연에너지를 향해서 가고 있는데, 우리와 중국만 핵발전소 확대 정책으로 가고 있다. 덴마크 같은 나라는 자연에너지 사용비율이 47.9%에 이르는데, 우리는 고작 0.8%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핵발전 확대 정책을 포기하고 세계적인 흐름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하여 과감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하여 의무할당제(RPS제도)는 물론이고, 지난 노무현 정부 때까지 시행했던 발전차액지원제도(FIT제도)를 부활하여 획기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전환하라."

히로시마에서 온 일본인 수녀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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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희망 서울길 순례에 나선 카츠요 수녀 한국어 공부를 위하여 한국에 온 일본인 수녀 카츠요씨도 네 차례나 탈핵희망 순례길에 동참했다. ⓒ 김광철


일본인 수녀 카츠요씨는 '탈핵희망 서울길 순례'가 시작된 이래 네 차례의 순례길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어떤 이유로 '탈핵희망 서울길 순례'에 나서게 되었는가?
"한국인들이 일본인들과 달리 탈핵 운동에 대하여 아주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면 나도 탈핵 운동을 할 참이다. 한국에서 배우고, 앞으로 연대 활동을 하고 싶어서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에 여러 번 참여하고 있다."


- 일본에서 고향은 어디인가?
"히로시마이다."

- 히로시마면 2차대전 때 원폭이 투하되어 큰 피해를 보았을 텐데, 지금은 어떠한가?
"나는 히로시마가 고향이지만, 히로시마 시내에 살지는 않았다. 시골에 살아서 원폭 피해자들을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되어서 그분들이 대부분 돌아가시고 살아있는 분들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렇지만 초등학교 다닐 때 '평화 학습'을 통하여 원폭 피해에 대하여 공부를 많이 하였고, 히로시마 시내에 있는 박물관 등을 둘러보면서 핵은 참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한국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는가?
"한국어를 공부하여 일본으로 돌아가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서 천주교의 역할'에 대하여 연구를 할 예정이다. 특히 김수환 추기경의 활동을 중심으로 연구를 하려고 하다 보니 한국어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서 한국어 공부를 하기 위하여 한국에 1년동안 머물렀다. 이번 12월 21일에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 일본사람들은 히로시마 원폭이라든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에 대하여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일본 사람들은 빨리 잊어버리는 습성이 있다. 히로시마 원폭은 오래되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후쿠시마도 벌써 잊어버려서 관심을 가진 국민은 많지 않다. 탈핵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국 사람들이 부럽다."

-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에 대하여 일본 국민들은 현재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일부 탈핵 운동 단체들과 시민들은 매주 금요일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핵발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일본 성당에서는 후쿠시마산 쌀이나 채소 사기 운동을 벌이는 등 후쿠시마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며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일본 국민은 아베 총리의 말을 믿고 안심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가 탈핵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에 감명 받았다."

- 일본에 돌아가면 탈핵과 관련하여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한국에서의 탈핵 운동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 한국의 탈핵운동가들과 연대하여 일본에서의 탈핵 운동 확산에 노력하고 싶다."

카츠오 수녀는 한국의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수녀 선교회'에서 머무르면서 한국어 공부와 수녀회 활동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날 '탈핵희망 서울길 순례'에는 천주교 신부와 수녀 외에도 양소민 서울 신은초 학운위원장, 삼척반핵투위 이옥분 홍보국장과 일반 시민들도 다수 참여하였다.
#제4차 서울길 순례 #조현철 신부 #재생에너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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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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