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학생들이 서 교수에게 받은 책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중한
지난달 27일 서 교수의 선물이 담긴 소포가 선운중에 도착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1일 학생들과 함께 소포를 열기 위해 선운중을 찾았습니다. 학생들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지난 기사에 실린 사진이 너무 이상했어요"라며 웃음 섞인 항의(?)를 하더군요.
드디어 소포 앞에 섰습니다. 가위로 테이프를 뜯어내면서 학생들은 연신 "대박, 대박"이라고 속삭였습니다. 상자 안에는 서 교수가 공저한 책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이 들어있었습니다. 모금 활동을 벌인 이슬비, 배은송, 강다희, 정경진(선운중 3학년)양은 물론, 김태은 교사의 몫까지 총 다섯 권이더군요.
책 표지를 넘기자 서 교수가 직접 한 사인이 보였습니다. "○○○ 학생! 정말 감사드리며 늘 도전하세요!"라고 적힌 글귀도 눈에 띄었습니다. 잠시 멈췄던 "대박" 소리가 학생들 입에서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신기해요. (서 교수는) <무한도전>에 나왔던 사람이잖아요. 이렇게 친필로 사인해 보내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웃음)." - 배은송양당시 학생들은 나흘 동안 매점을 운영해 46만6000원을 모았고, 서 교수가 진행한 펀딩에 참여했습니다. 펀딩을 통해 약 1800만 원을 모은 서 교수는 지난 10월 다카시마 섬의 공양탑 가는 길을 깔끔히 재정비했습니다. 무성히 자란 풀 때문에 길인지, 숲인지 알 수 없었던 공양탑 가는 길은 비로소 다시 태어났습니다. 서 교수는 남은 돈을 공양탑 안내판을 설치하고 우토로 마을의 역사관 건립비용에 보탤 계획입니다.
서 교수의 책을 받아든 정경선양은 "처음엔 정말 사소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공양탑 가는 길이 정비된 모습을 보고 사소한 게 모여 큰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감동받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강다희양은 "역사는 교과서에서만 만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내가 참여하면 바뀔 수 있는 게 역사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라며 부끄러운 듯 웃었습니다.
책 표지를 가만히 보던 배은송양은 "(이번 경험을 계기로) 나 자신이 대한민국을 변화 시킬 수 있는 한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라고 어깨를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이슬비양은 이날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있는 탓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지난 9월 만났을 때 "(이 일을) 준비하면서 이불 옆에 펜이랑 종이를 두고 잘 정도로 고생했어요"라던 이슬비양의 목소리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함께'하는 걸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