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규탄 집회에는 참가자들이 이른바 '복면방지법'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저마다 가면을 쓴 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집회 측 추산 1600여 명(경찰 추산 7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도심 '가면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박근혜 정부 규탄하고 집회 보장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정민규
오는 5일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예정대로 열립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1차 집회를 불법폭력시위로 규정하면서 2차 집회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집회·결사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결국 법원은 3일 경찰의 집회 불허가 부당하다며 집회 금지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5일 오후 3시 예정대로 서울 도심에서 국민대행진을 벌이고, 대학생들은 대학로에서 복면대행진에 나섭니다. 또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광화문광장에서 시 낭송, 공연, 퍼포먼스 등으로 이뤄진 '백남기 농민 쾌유 문화제'를 열 예정입니다.
한상균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말한 대로, 2차 민중총궐기는 평화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평화적이면서도 집회 참가자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집회에 참가해 무엇을 하겠습니까1차 집회 당시 백남기씨를 쓰러트린 경찰의 물대포에 대한 비판이 컸습니다. 그와 함께 청와대로 향하는 집회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죠. 청와대로 가는 게 현실적이지 않고, 경찰과의 충돌로 집회 참가자가 다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촛불집회 때 발랄하고 참신한 집회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25일 "의원들은 차벽 앞에서 물대포 맞으며 국민을 지키고, 국민들은 자유롭게 표현의 자유를 누리시면 어떨까요. 물론 가면이나 탈 쓰고 맘껏 외치시는 것 포함해서요"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은 의원은 이를 '신나는 가면 축제'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이 주장을 받아 시사주간지 <시사IN>에 "우리의 주장을 굳이 격한 표현으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냈습니다. '대통령님 우리 할 말 있어요'라는 제목의 발언대를 만들거나 경찰에게 편지나 현수막으로 '당신들에게는 죄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라는 것을 알리자고 제안했습니다.
박현우 작가는 자신의 '브런치'에서 시위대가 청와대로만 향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청와대로 가자고 한다. 뭘 위해? 가면 뭐함. 청와대엔 말 안통하는 누나만 있을 따름이다. 가봐야 뭐 없다. 최근에 어떤 분이 페이지에 댓글을 남겼다. 권력자의 헤드쿼터이니 점령해야하지 않겠냐는 것. 이런 주장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일단 현실적으로 점령이 불가능하다는 것 하나, 점령하는 것은 '대한'이 될 수 없다는 것 둘. 지배자의 목을 따야한다는 아나키스트들의 문제는 체재 파괴 뒤에 아무런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꼭 서울 도심에 모여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학과 교수는 대안미디어 <ㅍㅍㅅㅅ>에 4일 "광화문에 무조건 집결할 이유도 없다. 역량과 더 나은 방법론이 있는 시민들은 신촌이든 강남역이든 모여서 레이브파티를 하든 오체투지를 하든, 점거농성을 하든, 랩으로 박근혜를 떼 디스하든, 자유다"라고 말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집회 방식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8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공유하기
"청와대 가자고? 가면 뭐함? 거기엔 말 안 통하는 누나만 있는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