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홍콩 유력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수

알리바바 "중국 이미지 개선할 것" 발표, 언론 통제 우려도

등록 2015.12.12 12:06수정 2015.12.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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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알리바바 그룹의 인수를 발표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문 갈무리.

알리바바 그룹의 인수를 발표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문 갈무리. ⓒ SCMP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홍콩의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아래 SCMP)를 인수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12일 성명을 통해 SCMP 그룹의 미디어 부문을 인수하는 계약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SCMP를 인수하며 글로벌 미디어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대폭 확장했다.

알리바바는 발표문에서 "SCMP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화권에 초점을 맞춘 영자 일간지"이라며 중국에 대한 서방 언론의 편향된 시각에 대안을 제시해서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다"라고 인수 목적을 밝혔다.

이어 "SCMP의 오랜 전통과 보도력이 보도가 알리바바의 디지털 전문성, 콘텐츠 등과 결합해 중국과 홍콩에 관한 포괄적이고 통찰력이 있는 뉴스와 분석을 제공해 독차층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도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입증된 알리바바의 기술력은 SCMP를 더 많은 글로벌 독자층과 연결해줄 것"이라며 "더 강력한 SCMP를 위한 알리바바의 투자와 노력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1903년 설립되어 112년의 역사를 가진 SCMP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며 '친 서방·반 중국' 성향을 보여왔다. 1993년 말레이시아의 중국계 거부 로버트 쿠옥이 인수했으나 최근 수익성이 급감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다.

언론계 "SCMP, 중국 당국의 통제 받을 것" 우려


알리바바의 인수로 SCMP는 경영난에서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통제가 강해져 언론이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콩 중문대의 윌리 램 교수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알리바바가 SCMP를 인수한 배경은 의심받을 이유가 많다"라며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중국 공산당의 관계를 고려하면 앞으로 SCMP가 중국을 과감히 비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윈 회장은 SCMP를 '친 중국' 성향으로 바꿔 중국 공산당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중국은 최근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민주화 유지를 요구하고 있는 홍콩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차이충신 알리바바 부회장은 "편집에 관한 결정은 이사회가 아니라 편집국이 맡게 될 것"이라며 SCMP의 편집권 독립을 강조했으나, 중국 당국의 강력한 언론 통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2013년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이 <워싱턴포스트>(WP)를 전격 인수해 미디어 업계를 놀라게 했고, 알리바바도 SCMP를 인수하면서 세계 유수 인터넷 기업의 언론사 인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기업은 갈수록 포화상태가 되고 있는 온라인 미디어 분야에서 수익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고, 종이 신문의 위상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언론사는 인터넷 기업의 미디어 기반과 자금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언론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흔들고, 장기적으로 경제 자본의 언론 장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알리바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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