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한 예결위 의정참여단이 퇴장에 불응하면서 예결위는 수차례 정회를 해야 했다.
이종락
다시 자리에 앉은 예결위가 비공개 입장과 퇴장을 요청했으나 시민들은 침묵으로 거부했고, 시의원 한 명은 이런 상태에서 심의를 할 수 없다며 자료를 싸들고 퇴장해 시민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파행과 대치가 길어지면서 점심시간이 되자 시민들은 교대로 점심을 먹으며 자리를 지켰다. 이아무개 시의원은 비공개로 진행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의정참여단의 무책임한 발언과 방청 내용을 사적으로 밖에 유포했다며 비공개의 책임을 시민들에게로 돌렸다.
정아무개 의원은 "누가 당신들에게 권리를 주었냐? 나도 시민운동, 농민회 활동하면서.." 운운하자 방청석의 한 시민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장면을 보이기도 했다.
의정참여단의 방청 태도를 비공개 원인으로 돌린 시의회정 의원은 비공개로 하는 이유에 대해 "의정참여단이 회의장에서 고성을 지르고 민감한 예산 심의과정에서 웅성거리며 반응을 보이는 등 방청의 태도 문제와 의원들과의 개별적 다툼 등 여러 요인이 얽혀있다"고 의정참여단의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자가 "방청과정의 사소한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명분이 약한 것 같다"고 지적하자, 정 의원은 "본인 역시 의정참여단이 성숙한 자세로 임하면 공개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정참여단은 "민감한 예산 심의에서 무리한 반응을 보인 적은 없으며 해당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불법과 관련한 내용을 질의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지른 적은 있지만, 그것이 그리 큰 잘못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의정참여단에서 활동한 김아무개 씨는 방청과정에서 약간의 반응과 소리는 있었다고 인정했다.
16일 오후 2시를 넘기면서 의정참여단 유희순 단장은 예결위원장에게 "그렇다면 비공개에 대한 의원 각자의 입장을 회의장에서 표명해준다면 우리도 오늘은 물러서겠다"고 전격 제안을 했고, 위원장은 알았다며 다시 회의장을 나섰다. 의정참여단 회원 중 일부는 "어떻게 회원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결정적 제안을 하냐?"며 잠시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기도 했다.

▲설득하는 시의원 안경숙 예결위원장과 동료 시의원이 시민들 앞에서 비공개를 받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락
회의를 다시 시작한 예결위가 "의원 개개인의 입장을 공표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시 비공개 퇴장을 요구하자 의정참여단은 퇴장을 재거부했고 대치의 끝은 보이지 않는 듯했다.
다시 정회가 선포되고 의정참여단은 내부 회의를 거친 끝에 향후 공개 방침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위원장이 회의장에서 발표하면 이날은 농성을 푸는 걸로 마지막 제안을 했고 회의는 다시 속개됐다.
의정참여단 있었기에 의회 바뀌었다는 시의원의 고백이 자리에서 안경숙 예결위원장은 "향후 의정참여단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서로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며"며 에둘러 입장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언급 없는 위원장의 발표에 다소 실망을 감추지 못한 시민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6시간의 대치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대치가 계속될 때 이 과정을 취재한 기자는 단 한 명이었다. 열 곳이 넘는 언론사가 상주시에 있으면서도 그들의 기자수첩과 카메라는 어디에서 숨을 쉬고 있었을까. "솔직히 말해 의정참여단이 있었기에 의원들의 모습이 정말로 바뀌었다. 그들의 활동에 고맙게 생각 한다, 회의는 공개로 하는 게 맞다"고 익명을 요구한 시의원은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존에 해 오던 방청권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오늘로 끝나는 싸움이 아니라 방청권은 변함없는 시민의 권리라는 대의명분이 있기에 길게 보자는 낙관론이 오가면서 의정참여단은 상주시의회를 나섰다.
어찌 보면 사소한 이유로 서로 간에 쌓인 감정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알 권리를 무력화 시킨 시의회, 이에 맞서 다시 싸움해야 하는 시민사회, 30년이 지난 풀뿌리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2015년 겨울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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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심의 공개 안하는 시의회, 이게 풀뿌리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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