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9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남소연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7일 "내년이 박근혜 대통령 집권 4년차이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 밖에 시간 없어서 내년에 꼭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박근혜 정부에선 그런 접근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 관훈클럽(총무 이선근) 초청 토론회에서, 2016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의사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 정부 임기 내 꼭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정치적 고려에서 정상회담을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1일에 열린) 남북 차관급회담도 결렬됐고, 지금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이산가족문제 해결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맞교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산가족 어르신들께 죄송하기는 하지만 원칙을 훼손할 수는 없다"며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과 앞으로 남북관계를 장기적으로 끌어나가는데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문제를 그냥 맞교환하는 식으로 합의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차관급회담 결렬 이후 새로운 남북회담 틀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상황에서는 (남측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홍 장관과 북측의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양건 대남비서가 만나는) 2+2 회담을 가동하자는데 남북간의 인식이 공유돼 있다"며 "이번 차관급 회담이 결렬됐디만 그렇다고 바로 회담의 급을 높인다거나 다른 형태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나마 만들어가기 시작한 회담의 틀을 유지해서 지속가능한 틀을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금강산관광 대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에서 금지한 벌크캐시(대량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그렇다 아니다라고 규정할 상황이 아니"라며 "그에 대해 의될 시점에 가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임 류길재 장관때 통일부가 "금강산 관광대금 문제는 국제사회 제재와 상충되지 않는다"는 입장쪽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지난 8월 방한한 미국 재무부 고위당국자도 "그 활동(금강산 관광)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6.15선언 2항, 낮은 단계 연방제 받아들일 수 없어"홍 장관은 "정부의 공식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교과서에 소개돼 있는데, 이것이 교육현장에서 6.15선언 2항(.남과 북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과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낮은 단계든, 높은 단계든 연방제는 연방제"라며 "낮은 단계 연방제를 수용하겠다는 여론은 없다고 본다. 이걸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홍 장관의 주장과 달리, 6.15선언의 핵심내용 중 하나인 이 2항에 대해서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남북연합과 낮은연방제가 같은 개념임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이후 남북한 통일론의 통합 과정에 첫발을 놓았다는 반론도 많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일성 주석이 1991년 신년사에서 '이제 연방제(federation)도 느슨한 형태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상 1989년 노태우 정부의 남북연합(국가연합 confederation)을 수용한 것이고, 국가연합은 두 개의 국가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연방과는 다른 것"이라며 "이것을 6.15선언때 김정일 위원장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김 주석이 연방제를 말했기 때문에 계속 연방제라는 말을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이 그동안 주장했던 연방제는 단계로 표현한다면 '높은 단계의 연방제'쯤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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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장관 "대통령 임기 내 꼭 정상회담 생각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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