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마침내 '문재인당'으로 남을 건가"

총선 관련 당직 임명에 '패권정치 강화' 비판... "고민 깊어진다" 탈당 시사?

등록 2015.12.20 16:50수정 2015.12.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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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지난 10월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지난 10월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남소연

"패권정치는 반혁신입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문재인 당대표를 향해 '살신성인(殺身成仁)', 즉 퇴진을 요구했다. 그와 함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제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진다"라며 자신의 탈당까지 시사했다. 결국 "남은 식구끼리 똘똘 뭉쳐 보란 듯이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20일 오전 발언)면서 '안철수발(發) 분당 위기'를 정면돌파중인 문 대표에게 쏘아올린 최후통첩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패권정치에 등돌린 동지들이 당을 떠나고 있는 마당에 오히려 패권체제를 강화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공천권이라는 공포의 칼날이 번뜩이면서 많은 소리들이 숨죽이고 있지만, 소리 없는 당은 이미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라고 당 상황을 진단했다.

앞서 문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최재천 전 정책위의장 후임으로 이목희 의원을 임명하고 내년 총선 관련 당직에 주류 측 인사들을 내정한 것을 '패권체제 강화'로 읽은 것이다. 문 대표는 지난 18일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김성곤(4선. 전남 여수갑),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장에 백재현(재선. 경기 광명갑), 예비후보자 이의신청처리위원장에 인재근(초선. 서울 도봉갑) 의원을 내정했다. 또 비례대표 선출 시행세칙 제정 TF팀장에는 홍익표(초선. 서울 성동을) 의원을 임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대표는 "혁신의 이름으로 반대파 의원들을 내치겠다는 것이 진정한 혁신일 수 없고, 혁신의 간판을 내걸면 패권추구도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라며 "국민은 늘 안 보듯이 다 보고 계시고 모르는 듯이 다 알고 계시다"라고 주장했다.

또 "나갈테면 나가라고 분열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건 혁신에 반하는 패권적 행태"라며 "나만 옳으니 당신들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다, 지도자가 눈과 귀를 닫으면 나라의 미래가 위험해진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이 마침내 문재인당으로 남을 것인지 야권통합으로 총선승리를 실현해낼 것인지를, 이제 문재인 대표께서 스스로 선택하셔야 한다"라며 문 대표의 퇴진을 재차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이제 당이 이 지경에까지 왔으면 누구든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식의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우리 당의 모든 지도급 인사들은 이제 총선승리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만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그 어느때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있지만 총선승리를 위한 야권통합의 길을 막아선다면 누구와도 결연히 맞설 것"이라며 "야권의 총선승리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지도자로서의 결단이 있으시기를 간청한다"라고 밝혔다.
#김한길 #문재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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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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