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지역 사회와 연계해 사회 연대 사업을 했는데, 투쟁할 때 지역 시민과 단체들이 초기부터 발벗고 나서서 (씨앤앰) 본사에 항의 방문도 하고 면담 투쟁도 했다"
이희훈
동네 노동자와 지역 사회 구성원과의 만남은 베풀고 수혜를 받는 관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씨앤앰이 협력 업체 5개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109명을 해고한 후 씨앤앰 비정규직 노조와 정규직 노조는 약 7개월의 긴 싸움에 들어갔다. 파업과 노숙 농성, 고공 농성, 단식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총동원했다. 이 싸움에 그간 노동조합이 맺어왔던 사회적 연대의 힘도 더해졌다.
김진억 국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싸웠다는 것도 의미 있지만, 사회적 지지와 연대도 컸다"면서 "'(노동조합이) 지역 사회와 연계해 사회 연대 사업을 했는데, 투쟁할 때 지역 시민과 단체들이 초기부터 발벗고 나서서 (씨앤앰) 본사에 항의 방문도 하고 면담 투쟁도 했다"고 전했다.
그 때 지역 시민들이 외친 말은 "(해고자들은) 우리 동네 노동자다, 부당해고 철회하라", "지역 주민이고, 당신들의 가입자다, 왜 우리 동네 노동자 해고하나" 등이었다. 노동조합이 지역 사회와 함께 연대하면서 생긴 '정'은 노동조합이 사측에 의해 위기를 겪을 때 또다른 '힘'이 됐다.
사측의 '흩어져라' 울려대는 경적 앞에서 지역 사회가 노조의 든든한 '코끼리'로 역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노동자들의 긴 투쟁과 여러 힘이 모여 지난해 12월 31일, 씨앤앰 정규직,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로부터 해고자 109명 복직을 비롯해 구조 조정 중단 등 굵직굵직한 약속을 받아냈다.
김진억 국장은 희망연대노조가 지역 사회와 연대하는 노동조합을 실현해 온 날들을 상기하면서 "결코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간접 고용 등 한국 사회의 여러 노동문제들과 싸우면서 지역 사회와 연대하는 일을 병행하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