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학기가 다가오면서 상당수의 초등 교사들이 '담임 전쟁'에 나설 태세를 보인다. 어떻게 하면 '5·6학년을 피해갈 수 있을까' 퇴로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학년은 힘없는 '새내기 교사'가 맡는다?
28일 교원단체인 (사)좋은교사운동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6학년 담임 배정은 학교 안 약자인 저 경력, 전입 교사에게 강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단체가 소속 회원 388명의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6학년 담임을 한 번 이상 맡았다'고 응답한 교사는 255명이었다. 이 가운데 87.1%인 222명이 교직 경력 20년 미만이었다.
지난 5년 동안 6학년 담임 경험자들 가운데 70.5%인 180명이 '6학년 담임을 한 번 이상 강요받은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한 6학년 담임 경험자 가운데 34.5%인 88명이 전입 교사였으며 19.6%인 50명이 '저 경력 또는 신규 교사였기에 6학년 담임을 맡았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6학년 담임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로 '생활지도의 어려움'(53.2%), '졸업식 준비 등 수업 외의 6학년 업무'(27.6%), '저학년보다 많은 수업 시수'(12.8%) 등을 꼽았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1학년 담임이었던 교사가 2학년으로 자기 반 학생들을 그대로 데리고 올라가는 방식인 '담임연임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담임연임제에 대한 정책연구를 내년 3월에서야 뒤늦게 벌일 예정이어서 '준비 없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생·학부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담임을 거부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해당 교육청이 만든 '초등학교 담임연임제 운영계획' 문서를 살펴봤더니 '올해 담임은 2016년에도 담임을 연임하며, 이 연임 방식을 전체 학급 또는 희망 학급에 우선 적용'하도록 했다. 사실상 '전체 학교, 전체 학생' 담임연임제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담임연임제 강행은 탁상행정" 지적에 교육청 "권장사항일 뿐"
박종훈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은 "학교구성원들이 얼마만큼의 공감을 하는 지 분석도 하지 않은 채 담임연임제를 밀어붙이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면서 "교육청은 담임연임제 실시 여부는 학교에 맡겨두고 무책임한 간섭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년군별로 책임 있게 교육하기 위해 담임연임제를 제안한 것이며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장사항"이라면서 "내년 전체 학교 확대는 아니고 여건이 되는 학교만 실시토록 한 것인데 문서 상 오해가 생길 수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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