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사과 퍼포먼스에 울분 토하는 시민들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아베 총리와 그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가 소녀상을 향해 사과하는 퍼포먼스를 벌이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이 울분을 터트리며 손피켓을 들어보 있다.
이들은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하고 의견이 묵살된 이번 합의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며 "박근혜 정부는 부당하고 굴욕적인 한일 협상에 대해 국민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과하고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성호
"정대협 지도부는 종북세력"이들은 성명서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의 뜻은 받아들인다. 그러나 회피하려는 말뿐인 사죄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진정한 일본 정부의 사죄만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위안부 문제타결에 있어 돈을 앞세운 일본의 처세는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대해선 "과거 어느 정부도 하지 못했던 외교적 결실이며 미래지향적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용단"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돈을 앞세운 합의'와 일본의 진심 없는 사죄를 비판하면서도 여기에 합의를 해준 상대방인 박근혜 대통령에겐 '잘 했다'고 칭찬을 늘어놓은 모순된 주장이었다.
급기야 어버이연합은 수십년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돌보면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국제여론 형성에 힘써온 정대협까지 종북세력으로 몰았다. 어버이연합은 "대한민국을 전복시키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이 정대협 지도부를 철저히 장악하고 있다"며 "정신대(위안부 문제) 타결이 마치 박근혜 정부가 잘못한 것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정대협의 교묘하고 비열한 전략에 맞서 그들의 정체를 밝히고, 대한민국을 종북세력으로 지켜내는 데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외친 구호에서도 이들은 "대한민국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아베 사과 환영한다!", "종군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를 UN과 함께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이번 합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는 "위안부 합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대를 일삼는 종북세력, 특히 문재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날 어버이연합은 거듭 "우리는 친일파 매국노가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들은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밟고 서서 아베 총리와 기시 노부스케의 가면을 쓴 한겨레청년단 회원들을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모습을 연출했다. 결국 욱일승천기도 칼로 찢었다.
이 과정에서 한 회원은 "우리는 일본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처럼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고 일본 놈들이 위안부로 끌고 갔듯이 우리도 (일본인을) 끌고 가서 그 짓을 하고 싶다"고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