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식·이도형 탈당, 인천 북부권 '다자구도'

[인천 4.13 총선] 송영길 전 시장, '계양 을' 출마로 선회

등록 2016.01.14 17:10수정 2016.01.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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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석 달 정도 남겨 놓고 '국민의당'의 바람이 거세다. 그 바람을 수도권에선 인천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그 한가운데 '안철수 의원의 입'으로 알려진 문병호(부평 갑) 의원이 있다. 문 의원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당)을 탈당해 인천에서 야권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문 의원은 인천에서 세력 불리기에 나섰다. 제일 먼저 한광원 전 국회의원이 결합했다. 둘은 이른바 '탄돌이'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한 전 의원에 이어 이현웅 변호사를 비롯한 정치신인들도 결합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인천의 야권 텃밭을 흔들어 놓았다. 문 의원은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아래 민집모)'에서 함께 활동했던 최원식(계양 을) 의원 영입에 나섰다. 지난 11일 더민주당 인천시당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총선에서 승리해 다시 보자'고 말했던 최 의원은 하루 만에 탈당해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했다.

인천 지역, 더민주 '도미노 탈당' 이어질까

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진보와 중도,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대만이 오만하고 무능한 박근혜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더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최 의원의 탈당을 짐작했지만, 신년 하례식에서 총선 승리를 말하고 하루 만에 탈당을 선언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도 저버린 배신행위이다"라고 일갈했다.

앞서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도형 인천시의원도 같은 날 탈당하고 '국민의당' 합류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출마 선언 이후 (홍영표) 시당 위원장 등이 계속해서 출마의사 철회를 권고했고, 예비후보 당내 심사도 해주지 않았다"며 "계양<갑>선거구에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당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도형 전 시의원은 다음날 기자에게 "아침 일찍 전화해 탈당하지 말라고 했다. 최소한 경선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탈당 이유를 다시 확인해줬다.

최원식 의원과 이도형 전 시의원의 탈당으로 연쇄적인 '도미노 탈당'도 예상된다. 계양 지역의 조계자 시의원도 전화 인터뷰에서 "조만간 결정할 것이다. 정치를 함께 시작한 이도형 시의원을 돕기 위해서라도 탈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도형 전 시의원의 탈당 배경엔 신학용(계양 갑) 국회의원은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원식 의원의 탈당으로 '계양 을' 지역 지방의원과 당원들의 탈당도 예상된다. 최 의원은 <시사인천>과 한 최근의 몇 차례 인터뷰에서 "호남향우회와 핵심 당원들이 '현 체제로는 안 된다'고 탈당 여론이 높다"고 밝혔다. 이한구 시의원도 탈당과 잔류 여부를 고심 중이다.

인천 야권 텃밭에 '국민의당' 전원 출마, 여권 우세 지역은?

인천에서 야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평과 계양에서 '국민의당' 후보군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계양 을'에선 최원식 의원의 출마가 확실해 보인다.

'계양 갑'에선 신학용 의원의 지원을 받는 이도형 전 시의원의 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이수봉 전 안철수 의원 보좌관이 1년 전부터 출마를 준비했지만, 최근 중앙 쪽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3선의 신 의원과 조계자 시의원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이 전 시의원의 본선 경쟁력이 낫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부평 갑'은 문병호 의원이 재선한 선거구다. 문 의원의 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일각에선 문 의원이 20대 총선을 진두지휘해야하기에 비례대표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문 의원 쪽 관계자는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누군가 그런 악의적 소문을 내고 있다. 문 의원이 부평에서 출마하지 않고, 호남이나 비례로 간다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당'은 패배하는 것"이라며 "대구나 부산에 출마하면 했지, 그런 일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부평 을'에선 이현웅 변호사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변호사는 19대 총선 때 남동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부평 을'로 출마 지역을 정하고 활동에 나섰다.

야권 지지세가 강한 계양과 부평의 이번 총선은 다자구도로 진행될 공산이 커졌다. 이에 반해 인천에서 여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선거구에선 '국민의당'으로 출마할 후보자가 아직까지는 없어 보인다.

송영길 전 시장, '계양 을' 출마로 선회

2014년 지방선거 낙선 후 절치부심하던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20대 총선에서 자신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듯했다. 일각에선 현 정권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황우여(연수구) 의원이나 현 정권 실세로 알려진 윤상현(남구 을) 의원과 진검승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더민주당의 분열과 당내 정치적 역할 관계로 인해 송 전 시장은 정치적 출구를 찾지 못했다. 특히 측근들이 이미 총선 출마를 준비해왔기에, 자신이 출마할 지역을 택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올해 초부터 송 전 시장이 '계양 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신학용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당 입장에선 지역위원장을 대행할 사람이 필요했고, 그의 지지자들도 '계양 갑'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송 전 시장은 과거 3선을 한 '계양 을'로 출마 선거구를 선회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최원식 의원의 탈당설이 나오자, 송 전 시장은 최 전 의원을 만나 탈당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그럼에도 탈당함으로써, 송 전 시장은 '계양 을'로 출마하 f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얻은 셈이다.

송 전 시장의 지지자는 "야권 분열로 인해 20대 총선에서 고전이 예상돼, 송 전 시장도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최 의원이 탈당함으로써 송 전 시장이 출구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며 "'계양 을'은 송 전 시장이 3선을 한 지역구다. 어려운 다자구도가 예상되지만, 해볼 만한 선거구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송영길 #문병호 #홍영표 #신학용 #최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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