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그림
뜨인돌어린이
그림책 이야기가 이대로 흐른다면 재미없을 테지요? 곰곰이 들여다보면 군인이 군대에서 하는 일이란 참 재미없어 보여요. 무기를 닦고, 군화를 닦고, 내무반을 치우고, 옷을 깔끔하게 다려입고, 그러면서 훈련할 적에는 옷을 온통 더럽히면서 뒹굴고, 다시 청소하고 군화와 무기를 닦고, 총칼을 잘 다루는 솜씨를 갈고닦고 …….
군대를 다녀온 어버이로서 군대를 돌아봅니다. 군대에서 하는 일에는 '생산'이 없습니다. 집에서 하는 일, 이른바 집안일은 '집살림'이 될 수 있어요. 집살림을 알뜰살뜰 가꾸면 아이들도 즐거워요. 그렇지만 군대에서 '군대일'이나 '군대살림'을 알뜰살뜰 가꾸면 누구한테 즐거울까요? 바로 몇몇 사람 '장군'이나 '정치 우두머리(대통령)'한테 즐겁겠지요.
전쟁무기를 잘 닦아서 번쩍번쩍 빛나도록 하면 무엇이 좋을까요? 부엌칼을 잘 갈거나 호미를 잘 다스리도록 하면 무엇이 좋을까요? 전쟁무기는 '누군가를 적으로 삼아서 죽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전쟁무기는 아무것도 빚지(생산하지) 않습니다. 전쟁무기는 모든 것을 없앨(파괴) 뿐입니다.
집안일이나 집살림은 모든 것을 새롭게 빚고(생산하고) 살리지요. 살리는 일이기에 '살림'이면서 '집살림'이고, 집안을 살려서 웃음과 노래가 흐르도록 하는 사람이 '살림꾼'이에요. 아무튼, 그림책 <꽃밭의 장군>에 나오는 조드퍼 장군은 여느 날하고 똑같이 말을 타고 어느 길을 가다가 그만 말에서 미끄러져요. 그만 꽃밭에 나자빠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