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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치인들의 선거전략에 맞서는 우리의 투표전략영화 <헝거게임>의 명대사 중 단연 최고는 이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캣니스, 진짜 적이 누구인지 잊지 마." 진짜 적은 '헝거게임'의 참가자들도 스노우 대통령도 아닌, 캐피톨을 유지하는 '시스템' 그 자체였다.
앞으로 3년 동안 우리에겐 진짜 '적'을 상대할 3번의 기회가 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3번의 선거, 3번의 투표에서 우리의 목표는 선거가 작동되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선거 제도를 바꾼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믿어보라. 만약 '투표 시위'가 성공하면 선거제도는 정치인들이 알아서 바꿀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 2030 청년세대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투표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투표현장에서 최근까지 아직 집계되어 본 적 없는 수는, 투표하지 않았던 수다. 우리 2030 청년세대에겐 그동안 집계되지 않았던 50%가량의 미투표율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그 숫자를 모조리 우리 전체의 숫자로 만들어야만 한다. 우리의 투표가 영향력 있는 숫자라는 걸 증명하는 순간, 정치인들은 우리를 위한 정책과 법안을 스스로 알아서 내놓게 될 것이다. 그 영향력이란 결국 숫자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치권에서는 자신을 위한 선거 전략을 짜기에 바쁘다. '누구를 찍어 달라',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 '우리 쪽을 지지해 달라' 등. 이러한 선택의 요구는 선거를 준비하는 모든 정치인의 전략이다.
우리는 투표 전에 이미 지쳐버린다. 찍고 싶은 사람이 없는데도 투표하지 않으면 힘든 사회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배웠다.
하지만 틀렸다. 그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이렇게 힘든 건 정권을 이끈 사람들, 정책을 만든 사람들, 그 정책을 승인하고 법을 집행하게 만든 사람들의 책임이다. 우리를 대신해 국가를 경영하라고 뽑았더니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그들의 무능력 탓이다. 후보를 정한 것은 정치인들이면서 자신들이 정한 후보가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게 증명 돼도 그들은 그 사실을 인정하지도 책임지지도 반성하지도 않는다.
이런 정치권의 행태를 바라보며 철저한 무시와 무관심으로 정치인 일반을 대하고 싶었던 분노가 투표하지 않는 행위로 발현되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선거라는 재미있는 게임에서는 투표하지 않은 자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아예 이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듯 집계되지 않는 자, 생각이 없는 자,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자로 치부하는 선거공식(그 시스템이 헝거게임의 캐피톨을 캐피톨로 유지하고 스노우 대통령을 없애도 또 다른 스노우 대통령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변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선거 전략에 맞서는, 변한 우리들의 투표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도 우리는 뽑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투표용지를 받게 될 거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개인의 후보자에게, 개별 정당에 투표할 생각을 접자. 우리들의 투표는 전략적 투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뽑고 싶은 사람이 나오면 투표하겠다. 지지하고 싶은 정당이나 정책이 나오면 투표하겠다'라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앞서가야 한다. 일단 우리가 투표하기 시작하면 정치인들은 우리의 표를 얻기 위해 우리가 원할 것 같은 사람을 공천하고 우리가 원할 것 같은 정책을 만들고 우리가 원할 것 같은 정당을 만들게 될 것이다. 선, 후가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누굴 뽑던 어떤 당을 뽑던 상관없다. 연필을 굴리듯 찍어도 된다. 우리의 전략은 다만 2030 청년세대의 투표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을 일하게 하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선거철이 아니면 힘든 일. 우리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우리들의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을 변화시킬 3번의 기회가 다가왔다. 3년의 시간, 3번의 선거 이후엔 정치인들이 우리의 눈치를 보게 만들어야 한다.